2012년 6월 2일 토요일. 아이유의 첫 단독 콘서트가 시작된 날입니다. 저의 생애 첫 콘서트였고 그 길로 바로 유애나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덕질이 시작되었죠. ^^ 그렇게 아가수는 본인의 스무 살이 되는 해에 첫 단독 콘서트 전국 투어를 시작하였고 이후로 매년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매년 지은양의 공연과 함께 해왔구요.
2012 Real Fantasy
2013 Modern Times
2014 딱 한발짝...그 만큼만 더
2015 CHAT-SHIRE
2016 스물네 걸음 : 하나 둘 셋 넷
2017 팔레트
2018 이 지금 dlwlrma
2019 Love, Poem
&
2022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
이듬해에 정규 3집과 함께 'Modern Times' 콘서트를 할 때만 해도 매년 공연을 할지는 몰랐는데... 어느샌가 아주 자연스럽게 아이유 콘서트는 매년 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저 또한 유애나로 살아가면서 매년 열리는 콘서트와 더불어 지은양과 함께 나이를 먹어갔네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년 아가수의 공연을 봐 온 팬으로서 이번 '2022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는 무척이나 감사한 느낌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느샌가 정말 자연스럽게 연말이 되면 공연에 갈 준비를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곤 했는데... 이 죽일 놈의 코로나 덕분에 그런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죠.
저처럼 오랜 시간 아가수의 공연과 함께 해 온 분들이라면 지은양이 공연을 통해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 아실 겁니다. 근래에 팬이 되신 분들은 아예 공연을 못보셔서 모르실테고... ㅠㅠ 대략 지은양이 스물 다섯살이었던 '팔레트' 콘서트 이전부터 공연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아마도 아시겠죠. 사실 아이유양이 무대를 잘 즐기지 못하였고 어떻게든 공연을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심했다는 것을요... 지은양이 공연 중에 스스로 말해왔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한 때는 콘서트가 끝나면 공허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고 그런 이유로 '공연을 왜 해야 하는걸까? 그냥 팬들에 대한 서비스로 계속 해야하나?' 라는 식의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지은양 본인의 자존감도 올라가고 정서적으로도 점차 안정적이 되어갔던 스물 다섯 이후로 아가수는 공연의 의미를 찾아가게 됩니다. 당시 아이유양이 했던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지은양은 본인만 무대에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항상 틀리지 않고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구요. 그런데 어느 날 관객들을 보니 그들도 자신 못지않게 목이 찢어져라 응원법을 외치고 있었고 팔이 빠져라 응원봉을 흔들고 있더랍니다. 나만 혼자 무대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줄 알았는데 관객들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공연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거죠. 그런 이유로 아가수는 '우리가 공연에서 함께 흘린 땀'이 정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콘서트가 가수와 관객이 함께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부터 아가수의 무대 매너는 이전에도 물론 좋았지만 더욱더 좋아집니다. 예전에 '자신을 믿게 된 아이유' 라는 글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믿게 되면서 더욱 더 여유 있는 공연이 된거죠. 아마 이 때부터 공연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기 시작했을 겁니다. 5시간... 6시간... 어마무시한 러닝타임을 돌파하면서 아이유 콘서트가 혜자콘이라는 명성도 날로 퍼져갔죠... (덕분에 우리는 피켓팅 ㅠㅠ 아이유도 티켓팅 실패하는 아이유콘이라니~)
막 서로 웃고 감동하기도 하고 지난 '러브 포엠' 콘서트처럼 울고 위로하는 시간도 겪으면서 아가수와 우리는 더욱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이 끝없이 이어질 거라고 믿었죠. 그런데 코로나.. ㅡ_ㅡ 진짜 살아생전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아마 지은양도 그랬겠죠. 이런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공연을 못하게 될 줄이야... 어느새 무려 3년 가까이 공연을 못했어요. ㅠㅠ
가수에게 콘서트란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제가 직접 공연을 해 본 것이 아니라서 가수의 입장에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름 10년 넘도록 아가수의 공연을 지켜본 팬으로서 말씀드려보자면... 아이유양에게 공연이란 1년 동안 함께 교감해 온 유애나와 직접 만나 그 감정들을 확인하고 폭발시키는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소처럼 일하는 지은양이라 광고에서도 보고 노래로 만나고 드라마, 영화로도 보게 되지만 콘서트처럼 긴 시간 동안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교감을 나누는 기회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공연이 특별한 거죠. 이 특별한 시간을 3년 동안 못해왔으니... 우리도 그렇겠지만 아가수 또한 정말 그 교감에 목말라 있을 거라고 봅니다. 멜론 시상식에서의 모습도 그렇고... 안 울기로 유명한 아이유양이지만 아마 첫 무대에 울컥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울지는 않겠지만... ^^)
티켓팅 일정까지 나와서 이제 정말 콘서트가 눈앞에 다가온 느낌입니다. 지은양 말고는 공연을 가지 않아 티켓팅이라는 것을 해본 지가 오래인데... 이미 심각한 똥손이 되어 있을 꺼에요. ㅜㅜ 담주까지 얼른 전사의 혼을 깨워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손가락아~ 제발~~ ^^;
넘 오랜만에 다가온 공연이라 막 두근두근 합니다. 아마 첫 무대에서 지은양 보이면 제가 울컥할 듯... ㅎㅎ 다들 피켓팅 준비 잘하셔서 공연에서 함께 응원했으면 좋겠네요. 목에서 피 맛 좀 느껴봐야죠~ ^^ 그럼 담주 월요일까지 열심히 준비하시길~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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