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Palette -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난
2017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4월에 정규 4집 [Palette]가 나왔으며, 10월에는 [꽃갈피2]가 우리에게 찾아왔죠. [CHAT-SHIRE] 때와는 다르게 [Palette] 출시와 함께 음방 활동도 해주어서 저에게는 좋은 추억들을 쌓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스물다섯이 되던 지은양에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효리네 민박' 출연이 있었구요. 음악에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한결 편안해진 아가수를 느낄 수 있던 해였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2017년에는 아이유양의 대외 활동이 꽤 많았습니다. 그렇다는 건 팬으로서는 좀 더 자주 아가수를 만날 수 있었다는 뜻이라 다시 되돌아보니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네요. [Modern Times] 이후로 오랜만이었던 음감회도 있을 수 없는 시간이었고(무려 첫 번째 줄 정가운데 자리 아가수 코 앞이었거든요. ^^) 오래간만에 찾아갈 수 있었던 앨범 사인회도 좋았습니다.
이름에게
이미 음감회에서 '이름에게'를 공연의 엔딩곡이라고 공언한 터라 기대감이 컸는데요. [Palette] 앨범 사인회에 가서 '이름에게'에 대한 이야기를 지은양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가수에게 늘 화기애애하게 공연을 마무리하곤 했으니까 이번에는 '이름에게'로 눈물바다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고 했었는데요. '그래 볼까요?'라는 대답 속에 '이름에게'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름에게'로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라고 했는데... 역시나 공연에서 멋지게 불러주어서 감동적인 엔딩을 볼 수 있었네요. ^^
팔레트
아가수의 자작곡으로 처음으로 앨범 타이틀이 된 '팔레트'는 '스물셋'에 이은 지은양의 나이 시리즈로 그 상징성을 갖고 있는 노래입니다. 대중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들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것들을 보여주어야 하는 대중 가수로서의 정체성 혼란이 가득 담겼던 [CHAT-SHIRE]와 달리 [Palette]는 성장통을 거친 후 한층 성숙된 정서를 보여주었죠. 그 가운데서도 확실하게 자신의 상태를 표현한 '팔레트'는 어찌 되었든 팬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곡입니다.
'팔레트'는 무려 GD의 피처링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심지어 그 GD가 콘서트 게스트로 참여합니다. 이 2017년 공연부터 쭉 공연을 보아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때 딱 한 번 음원 버전의 '팔레트'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후로는 다들 잘 아시는 오리지널 아가수 버전 '팔레트'가 무대에 오르고 있죠.
암튼 GD가 온다고 알려진 이후로 정말 머릿속이 피곤해졌습니다. 안 그래도 피켓팅, 헬케팅이었는데 여기에 무려 GD팬들까지 참전할 테니까 말이죠. 역시나 GD가 게스트였던 토요일 공연에 많은 그의 팬들이 오셨더군요. 어찌나 '지용아~'를 외치시던지... 참 안타까웠던 것은 GD의 무대가 끝나자마자 우르르 나가시더라는것... 아무리 본인의 아티스트를 응원하러 왔다지만 공연 중간에 그렇게 이탈하는 모습은 좀 아쉬웠습니다.
음원 버전 '팔레트'가 그때 이후로 다시는 보기 힘들었다는 유일함이 있었다면 오리지널 버전 '팔레트'는 그만의 확고한 매력이 있죠. 두 버전의 차이는 가사와 래핑 부분이 확연하게 차이가 있는데 아가수의 랩 파트에서 '지은아 뛰어야 돼 시간이 안 기다려준데~' 부분의 '지은아!!' 하고 외치는 떼창 파트가 정말 최고입니다. 아이유양도 이 떼창이 좋은 건지 항상 이 응원이 들릴 때 웃어줘요. 머쓱한 것인지 좋아서 그러는 건지는 뭐.. 잘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별사탕, 건빵
아이유 콘서트를 오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지은양이 공연 초반에 항상 성비를 체크하죠. 2012년 첫 공연 때만 하더라도 거의 남탕에 가까운 비율이었는데 점점 여성팬들이 많아지더니 2017년에는 남성팬들보다 여성팬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는 음원 통계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때부터 점점 여성팬들이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보이기 시작했네요. 종종 말해왔는데 여성 가수에게 여성팬들은 아무래도 이성적 관심이 많은 남성팬보다는 더 높은 지지를 보여주어서 롱런의 지표로 나타나곤 합니다. 지은양도 여성팬들이 많아지는걸 매우 흐뭇해하구요.
아가수는 공연 중에 성비를 체크해보다가 '이제 별사탕과 건빵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라는 말을 합니다. 워낙 다수였던 건빵(남성팬) 중에 소수였던 별사탕(여성팬)이었는데 이제 그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이었죠. 솔직히 아이유양이 소수였던 별사탕분들을 애지중지 챙겨주던 것이 참 부러웠는데 이제 나도 그렇게 되려나? 했습니다. ^^;
아이유 밴드
이제는 밴드분들의 성함, 별명 등을 유애나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지만, 그런 것도 결국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유대감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대략 챗셔콘 때부터 현재의 아이유 밴드가 함께 해왔던 것 같은데 팔레트콘 때부터는 팬들도 아이유 밴드분들이 매우 친숙해져서 공연이 끝나고도 한참을 밴드 분들을 연호해주기도 했네요. 그리고 '을의 연애' 수난사를 쓴 적재님도... ㅎㅎ 이제는 아이유 밴드에서 떠나 솔로 아티스트의 길을 가고 있지만 소중한 인연인지라 항상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밴드분들이 '어젯밤 이야기' 무대에 함께 올라와 그 유명한 막춤을 추었는데요. 암전이 있고 나서 갑자기 선글라스 등을 쓰고 무대에 오른 아이유 밴드를 보고 어찌나 웃기던지... ㅋㅋ 진짜 밴드가 무대에서 그렇게 춤을 추는 건 저는 처음 봤습니다. 얼마나 아가수와 밴드와의 유대관계가 좋은지 볼 수 있었네요.
항상 공연의 마지막에 지은양이 밴드, 코러스, 댄서 등 콘서트 스텝들을 소개하죠. 그렇게 한 명 한 명 소중히 챙겨주니까 더욱더 아이유 밴드가 오래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유양이 항상 말하지만 그런 분들 다시 모으기 힘들 정도로 국내에서는 엄청 잘 나가는 세션들이거든요. 부디 오래오래 함께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확연히 늘어난 공연시간
2017년 콘서트는 다들 아시다시피 공연 시간이 이전에 비해 엄청 늘어났습니다. 이전 2016년 공연 시간이 약 3시간 반 정도였는데 2017년에는 무려 5시간이라는 공연시간을 기록합니다. 대체 2017년 공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
관련 글 링크 - 콘서트 셋 리스트로 알아보는 IU 노래 애정도 2019
이 표는 제가 2019년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2018년까지의 셋 리스트를 정리해서 과연 올해는 어떤 노래들이 무대에 오를까 하는 예상을 하는 글에 넣었던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2016년까지는 비슷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7년부터 셋 리스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2017년에는 [Palette]와 [꽃갈피2] 2개의 앨범이 나왔기 때문에 신곡들이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공연을 임하는 아가수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느낌이었습니다.
2016년 공연을 마치고 난 감상에 공허함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후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붓고 난 후의 공허함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는데요. 콘서트 후유증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티스트나 관객이나 흥겨운 공연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데요.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100% 이상의 것을 넘겨주었다고 할까요... 그러고 나서 느껴지는 기분이 공허함이라는 단어로 느껴졌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아가수도 당시에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지은양은 좀 더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 잡혀서 항상 무대를 즐기지 못하였다 라고 말하곤 했는데요. [Palette]를 통해서, 그리고 '효리네 민박'을 통해서 한층 높이 올라가 보이는 자존감과 자아에 대한 성찰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허함에 대하여 공연 시간 동안 관객과 함께 땀 흘리며 즐겁게 보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하였네요. 그런 마음가짐이 좀 더 공연을 즐기며 긴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를 수 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팬으로서는 꽤 걱정이 되더군요. 5시간이라니... 보통 사람들은 한 시간만 노래방에서 노래해도 다음날 목 상태가 엉망인데 무려 5시간 동안 공연을 하는 아이유양이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앵콜에서도 보면 계속 노래해달라는 관객들이 있는 반면,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충분히 받았다며 몸 생각해서 그만하라고 하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미묘한 줄다리기가 있죠. ^^; 물론 더 노래하자고 하는 건 대부분 아가수입니다. ㅋㅋ 항상 콘솔에서 그만하라고 해서 그만두거든요.
어느새 2021년이 다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아가수 20대의 마지막 조각을 마무리하는 '조각집'이 나오는 날이네요. 행복하게 노래를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합니다. 그럼 얼른 남은 2년의 공연에 대한 추억을 쓰고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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