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리얼 판타지(2012)

첫번째 콘서트 때와는 다른 두번째 콘서트를 기다리는 마음가짐..

류겐 2013. 12. 18. 11:18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수 콘서트란 걸 가봤습니다. 2012년 6월 2일. 바로 아이유양의 단독콘서트 투어 첫날이었죠. 서울에서 살고 있고 뭐 제법 많이 살아서 3년 후면 마흔이고.. 암튼 그렇게 살면서 영화, 뮤지컬, 연극 등은 제법 즐기면서 살았지만 이런 라이브 콘서트 무대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노래를 싫어하거나 못하느냐.. 뭐 그런것도 아니구요. 나름 사내에서 가수로 불리우고 여기저기서 노래 잘한다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뭐 노래 잘하는 비결 따로 있겠습니까마는..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성가대 좀 오래 하다보니 발성법 배웠고 노래 하나에 꽂히면 그거 제대로 부를 수 있을때까지 계속 부르다보니 이 가수 저 가수 모창도 하게 되고 여러가지 창법도 익히게 되더군요.

 

잡설이 무척 길었습니다만 암튼 노래를 무척 좋아하지만 선뜻 콘서트를 보러 가지 않았던 것은 아무래도 홀로 즐기는 음악에 익숙해져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저를 아가수가 콘서트 장으로 선뜻 데려다 주었네요.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몰라도 전 아이유양을 뒤늦게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작년 11월 정규 2집의 무시무시한 작곡진을 보고 이 앨범은 무조건 사야해! 하고 앨범을 구매했고 그것이 아이유 편애의 시작이 되었죠. ㅎㅎ

 

사실 전 아이유양의 데뷔 무대를 TV로도 봤습니다. 당시는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엄청 쪼그만 아이가 열창을 하는 거였습니다. 당시에 느꼈던 기분은 어린아이가 어른들 노래 아주 잘 부르네~~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머리 속에서 잊혀졌죠. 그리고나서 '부'로 활동하는 무대를 보게 되었는데..(아이돌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TV 가요순위 프로그램은 사실 잘 안보던 시절이었습니다.) 와이프에게 제가 그랬습니다.

 

"어려 보이는데 허벅지를 저리 다 드러내고 꼭 저래야 하나?"

 

혹시라도 돌 드신 분들은 내려 놓으시고...하하하... 진짜 당시 제 심정이었습니다. 어린 여자아이돌의 성상품화가 싫었는데 당시 아이유양의 복장은 제가 보기엔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노래도 제대로 듣는둥 마는둥 하며 또다시 아가수는 제 기억속에서 잊혀졌습니다. 그러다 어쩌다가 '가여워'를 라디오에서 들었습니다. 어? 별이 노래를 냈나??... 그랬습니다. 제가 듣기에는 '가여워'는 별의 목소리와 거의 흡사했거든요. 아가수를 알아가며 검색 좀 해봤더니 저만 그렇게 느낀건 아니더군요. ^^;

 

그리고나서 '마쉬멜로우'~ ... 죄송하게도 전 무슨 노래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후렴구만 아주 조금 들어봤을 정도였구요. 아예 관심 자체가 없었습니다. 제가 우연히 또다시 TV에서 보고 제 와이프에게 했던 말이 "쟤가 10대들의 '보아'래~" 였거든요. 지금보면 너무나 귀엽고 좋은 노래인데 당시에는 그냥 귀에 전혀 안들어오는 그런 노래였네요. 

 

 

'잔소리'를 들으면서 비로소 아가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유양의 노래를 전혀 안들어봤던건 아니었기에 나름 음색은 알고 있었는데 '잔소리'에서의 음색은 느낌이 완전 달랐습니다. 제가 운전을 하면 거의 대부분 노래를 틀어놓는데 주로 멜론 Top100 같은 걸 USB에 넣어서 듣곤 했거든요. '잔소리'가 인기가 있어서 꽤나 오래 들었는데 저나 와이프 모두 이 아이는 노래마다 음색이 조금씩 다르다. 그렇게 부를 줄 아는 그런 가수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이 때부터 아가수의 존재를 제 머리 속에 각인시켰죠.

 

 

아가수가 국민 여동생이 되고 삼촌들의 로망이 되었던 '좋은날'. 죄송하게도 전 당시 참 바빴습니다. 물론 여전히 운전할 때나 출퇴근 할 때 들으면서 '좋은날'을 종종 들었고 3단 고음이라는 이슈 덕분에 자주 들었으나 남들보다는 좀 늦게 이 노래의 매력을 알았고 당시로서는 삼촌들의 로망까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노래는 참 좋구나~ 했더랬습니다. 솔직히 3단 고음~ 이러면서 나왔지만 음역대를 들어보자면 고작 파샾 정도입니다. 성가대 생활을 오래해온 저로서는 이게 뭐? 하는 정도였죠. 성악 좀 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대단한 스킬도 아니거든요. 사실 지금도 3단 고음이 아이유양의 대표스킬인양 포장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가수의 진짜 모습은 중음역의 유니크한 음색과 표현력에 있다고 보거든요. 

 

 

'좋은날'은 마음에 들었는지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서도 종종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와이프에게 이 노래가 꽤 괜찮은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들어도 좋네~? 이랬거든요. 이 때까지도 아가수에게 큰 관심이 없던터라 '영웅호걸', '드림하이', '키스 앤 크라이' 같은 아가수가 나왔던 예능도 보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그나마 '드림하이'도 수지가 나온다길래 봤습니다.... (__)

 

 

그리고나서 정규 2집을 맞이한 제 감상은 "어쩌면 이렇게 노래를 잘하지?!!" 였네요. 그냥 마구 빠져들었습니다. 이 시점부터 아가수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노래는 아가수 노래 전곡을 모아서 듣고 있구요. ㅎㅎ 제대로 알아가기 시작하니 참 매력이 많은 친구더군요. 그 모두가 좋아하시는 빵 터지는 웃음부터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 습관까지...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진정한 팬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가수구나~ 했어요. 

 

 

글이 한참을 돌아왔는데.. ㅎㅎ 암튼 3일에 있던 일요일 콘서트가 좋았다지만 전 2일 콘서트가 특별했습니다. 사실 영화 등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이 갈 때 더 재미가 있는데 그런 이유와 함께 저도 처음이지만 아가수의 첫 콘서트를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거든요. 콘서트 시작할 때 어찌나 두근두근 하던지...^^; 2일날 관객분들이 좀 점잖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다른 분들도 저와 같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심정은 기대반, 걱정반 이었습니다. 무려 3시간을 공연 하는 동안 환호를 하면서도 저러다가 힘들어서 어디 잘못되면 어쩌지? 성대결절이라도 오면?? 하는 환호와 우려 사이에 서있던 3시간이었거든요. 막판에 가면서 힘들어서 성대조절이 잘 안되는걸 체크하고 있는 저를 보고 있자니... ㅎㅎ 그래도 멋지게 해낸 지은양이 너무 예쁘고 왠지 제가 다 벅찬 감동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고 이후 후유증이.....ㅜㅜ

 

 

결국 집에서 가까운 수원콘에 다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좀 널널할 때 1층 뒤쪽 R석을 구매하는건데 망설이다가 그나마도 없어서 2층 S석 간신히 예약했다가 유로 2012 보면서 무심코 들어간 인터파크에 무려 R석이 딱!!! 있어서 극적으로 1층으로 가게 되었네요. 뭐 첫번째 블럭이 아니니까 큰 기대는 안하지만 그런걸 떠나서 이번에는 두번째니 첫번째 콘서트에서의 걱정 따위는 다 날려버리고 정말 신나게 즐길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가득차있네요~^^;

 

 

서울콘 음향이 좀 아쉬웠는데 수원콘은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서울콘때는 처음이고 사실 좀 부끄러워서 소극적으로 응원했지만 이번 수원콘은 작정하고 응원하려구요. ㅎㅎ 나이도 많은 놈이 주책이긴 하겠지만서두 아가수가 좋아한다니 안할수가 없네요. ㅎㅎ 

 

 

부디 우리 아가수 오래오래 가수 생활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버니 언더니 그런건 상관없으니 쭉쭉 성장해서 훌륭한 뮤지션으로 훌륭한 아티스트로 모두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주길 .....

 

 

P.S  진짜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