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아이유 이야기

아이유를 빵 터지게 했던 2012 차카게 살자(아이유 게스트) 콘서트 리마인드(움짤주의)

류겐 2021. 10. 6. 17:18

2012 차카게살자 콘서트

 

나애유애나 이벤트 많이 참여하셨나요? 저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쿨럭...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이벤트에 쉽게 참여를 못하겠더군요. 인스타도 사실 눈팅용으로만 써서... ㅜㅜ 이렇게 아가수의 13주년을 맞이하고 어느덧 지은양의 20대가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제가 겪었던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을 덕질의 순간은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 보니 2012년 10월 6일에 있었던 '차카게살자' 공연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떠올랐다고 하기에는 워낙 자주 그때의 영상을 보고 있어서... ㅎㅎ 아무튼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 당시에는 텍스트로만 남겼던 소감을 움짤들을 동원하여 좀 더 상세하게 되살려 보고 싶어 졌습니다. 

 

 

2012 아이유 단독 콘서트 투어 <Real Fantasy>

 

2012년은 유애나들에게는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바로 아가수의 콘서트가 시작된 해이기 때문이죠. 2012년 6월에 단독콘서트, 그것도 무려 전국투어를 시작하여 성공적으로 완료한 아이유양은 9월 22~23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앵콜 콘서트를 함으로 그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당시 앵콜 콘서트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날씨도 좋았고 밤이 되면 달이 예뻤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아가수의 첫 콘서트 투어와 앵콜 콘서트까지 모두 달리고 나니 그저 공연을 즐겼을 뿐인데 어느새 번아웃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다들 아시는 그 콘서트 후유증입니다. 

 

 

콘서트 후유증... 아이유양의 공연을 다녀오고 나면 하루 종일 콘서트 무대가 아른아른거리고 눈앞에서 열창하는 지은양이 자꾸 보이는 듯한 현상. 유애나라면 대부분 겪어보셨을 증상이죠. ^^ 이 콘서트 후유증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공연으로 해결한다~입니다. @.@ 이게 무슨 멍멍이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실제로 그래요. ㅠㅠ 콘서트 후유증에 명확한 약은 없습니다. 그저 긴 시간 동안 후유증을 겪으며 심장에게 간절히 호소할 뿐이죠. 그만 좀 두근거리라고... 그래서 이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공연을 보러 가는 겁니다~~~ ^0^ 

 

 

앵콜 콘서트까지 달리고 나니 사실 조금 지쳐있는 상태이긴 했습니다. 이승환님의 자선콘서트 '차카게살자'에 우리 아가수가 게스트로 참가한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사실 처음엔 그냥 심드렁했어요. '단독 공연도 아니고 그냥 게스트인데 뭐 갈 필요 있을까?' 하면서 말이죠. 그러다가 이승환님에게도 '좋은 날'이라는 곡이 있고 아가수에게도 '좋은날' 이 있으니 공연에서 지은양이 '좋은 날'을 부를 때 응원법을 하면 이승환님의 반응이 매우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으로 한 명 두 명 모였습니다. 그렇게 모두 일곱의 지인들이 모여서 당시 무대 앞쪽이었던 '몸부림석(스탠딩)' 티켓을 구매하기 시작했죠. 

 

 

[공연정보]
- 공연명 : 이승환의 ‘차카게살자 2012’ (부제 : 21세기 선행영웅)
- 장소 : 인터파크 아트센터
- 일시 : 2012년 10월 6일(토) ~ 7일(일) 사전 야외공연 15시, 본 공연 18시30분
- 관람등급 : 15세 이상 입장가

 

* Host : 이승환
* 사전 야외공연 : 박아셀, 블루앤블루, 사운드박스, 웨일, 제이래빗

* 본 공연 6일 : 가리온, 브로콜리너마저, 소란, 아이유, 어반자카파, 장미여관, 최현우, 이승환
* 본 공연 7일 : 김완선, 넬, 소란, 옥상달빛, 울랄라세션, 윤하, 이승환, The KOXX

 

티켓 오픈 안내 링크 - http://mticket.interpark.com/Notice/NoticeView?bn=34&no=14709 

 

티켓 오픈 안내

2012년!! 또 다시 시작된 이승환의 ‘차카게살자 그 열 두 번째!!!’덥지도, 춥지도 않고 놀아주면서 착한 일 하기에 딱 좋은 계절 10월!! 놀이동산? 페스티벌? 콘서트장? 노는데 있어서 도가 트인

mticket.interpark.com

 

 

당시 공연 정보입니다. 1차 라인업 공개에서는 장미여관, 어반자카파, 아이유 등의 정보가 가려져 있었습니다만 2차에서 모두 공개되었죠. 공연명에서 보이는 '21세기 선행영웅' 은 콘서트 드레스 코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공연 중에 베스트 드레서 시상식을 하기도 했죠. 이쯤 되면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같은데.... 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팬미팅에서 하는 것과 같은 거죠. ^^; 지은양이 이 공연에서 드레스 코드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아가수는 이 공연에 혼자 드레스코드를 지켜서 등장하는 아티스트가 됩니다. ^^;

 

 

위 공연 정보에서 보시다시피 본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야외에서도 좋은 아티스트들의 공연들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죠. 물론 기다리면서 응원법 연습하느라 쉴 새가 없었어요. ㅠㅠ 아마도 게스트일 테니 아이유양의 대표곡인 '좋은날', '너랑나' 두 곡을 부를 거라고 예상하고 두 곡의 응원법을 공방 영상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더랬습니다. 학생 때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

 

 

이렇게 7명의 지인들과 현장에서 함께 하기로 한 유애나 한 분까지 모두 8명이 비장한 각오로 공연에 입장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공연에서 응원법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예의가 아닐 수도 있고 저희의 의도 자체가 조금 짓궂었기 때문에 굳은 결의가 필요했어요. ㅠㅠ 그래서 후에 유애나에서는 저희들을 '8인의 결사대'라고 부르더군요... ㅡ_ㅡa 죽음까지 각오했던 건 아닌데... 

 

 

스탠딩석은 지정 좌석이 없어서 티켓 구매 선착순으로 입장이었습니다. 공연을 가는 모든 분들이 다 같은 마음인지라 열심히 줄을 서서 최대한 앞자리를 사수하려고 했죠. 입장하고 몇 안 되는 인원인지라 서로 밀착 대형을 유지하였습니다. 어차피 지은양은 마지막 즈음에나 나오겠지 하고 공연을 즐겼지만... 생애 첫 스탠딩 공연은 참 힘들더군요. 이러다 아가수가 나오기도 전에 지치겠다 싶었습니다. 물도 마시고 서로서로 격려도 해가면서 공연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아이유양의 차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가수 등장!!!

 

'NEXT 아이유'가 보이자 모두 그동안 꺼내지 않았던 응원봉을 꺼내고 라이트 온!! 순식간에 작은 네온 옐로우 동산이 만들어집니다. ^^; 역시나 지은양의 명성은 명불허전! 그 동안 여유 있게 공연을 즐기던 분들이 순식간에 앞쪽으로 우르르 달려들더군요. 포지션을 지키느라 힘들었습니다. ㅠㅠ

 

 

아가수 등장!!

 

인트로가 시작되고 "너랑나랑!" 우렁찬 외침에 저희 주위가 갑자기 확 멀어지면서 전부 고개를 돌려서 쳐다보네요. 뭐지 이 미X 애들은?? 하는 시선이었달까요... 하하... 하지만 우리는 다음 응원법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자~ 달리자~~~

 

 

시곌 보며 속삭이는 비밀들 - 너랑나의 비밀들!

'너랑나' 도입 부에 나오는 '너랑 나랑!" 응원법에서 이미 응원법의 존재를 눈치챈 아가수. 첫 소절의 응원법에서 지은양, 댄서분들 모두 웃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

 

 

간절한 내 맘 속 이야기 - 아이유짱!

 

아가수, 댄서 모두 웃음 터지기 시작~

 

이게 무슨 일인가.. 하던 승환님 팬분들은 "아이유짱" 응원에서 빵 터집니다.  현재는 사라졌지만 당시 이승환님이 만드신 드림팩토리의 이름을 따서 승환님 팬분들을 '드팩민' 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드팩민분들의 연령대가 아무래도 높기 때문에 이런 응원법 문화를 승환님 공연에서 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나 봅니다. "아이유짱"에서 빵 터지기 시작한 드팩민들... 이후로도 계속 자지러집니다. 

 

 

내 이름 불러줘 - 아이유!

 

손 틈 새로 비치는 내 맘 들킬까 두려워 -워!

 

가슴이 벅차 서러워 - 워!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 지기 시작하는 아가수

 

슬슬 참기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아가수. "워! 워! 워!" 3연타 구간에서 이제 저희들을 의식하기 시작합니다. 시선이 노골적으로 저희 쪽으로... ㅎㅎ 당시 공연장은 무대에서 객석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이 A구역, 왼쪽이 B구역이었습니다. 나중에 A구역에도 유애나가 몇 분 계신 걸 알았지만 B구역에 저희 8명이 자리를 잡고 응원봉 빛 동산을 만들고 흔들고 있었고 아무래도 군대를 방불케 하는 우렁찬 응원 덕분에 아가수의 시선이 몽땅 쏠리게 됩니다. 위에서부터 쭉 보시면 현재 이미지 기준으로 대각선 왼쪽 방향이 정면입니다. 사실 굉장히 고개를 많이 돌려서 확인하고 있는 거죠. ㅎㅎ

 

 

올드팬분들은 아시겠지만 '좋은날', '너랑나' 당시에는 오른유가 진리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무대 안무 구성과 주로 왼손으로 마이크를 들고 안무를 하는 아가수의 특성상 왼쪽보다는 주로 오른쪽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였는데요. 그래서 팬들도 가급적 콘서트 티켓팅을 할 때면 관객석 기준으로 왼쪽으로 몰리곤 했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안무들과 아가수의 배려로 오른쪽, 왼쪽이 크게 차이가 안나지만요. ^^;

 

 

생각할 수록 웃음이 나온다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아이유! 너랑나!

이렇게 간신히(?) 1절을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간 지은양. 생각할수록 웃음을 참을 수가 없나 봅니다. 한 번 웃어주면서 털어내 보려고 하지만... 아시다시피 너랑나의 간주에는 아이유! 를 연호하는 응원법이 있지 않습니까? "아이유!"를 연호하니까 역시 내공 깊은 드팩민들. 금방 함께 "아이유!" 를 외쳐줍니다. 전체 관객들이 아이유를 외치자! 1차로 약하게 신호가 오는 아가수... 

 

내가 먼저 엿보고 온 시간들 - 너랑나의 시간들!

 

너..푸핰 내가 함께 였었지 - 아이유짱!

 

이미 아이유! 떼창에서 웃음 게이지가 풀로 차 버린 지은양. 첫 번째 소절 응원법 이후에 그만 푸핰~~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와 버립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진귀한 광경에 관객들이 대환호를 보여주며 무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네요. 

 

 

너랑나랑은~(뭐지 저 녀석들...)

 

이제 대놓고 시선 고정!

 

이후부터 대놓고 저희에게 시선이 고정되는 아이유양. 당시까지 지은양이 무대에서 웃음이 터진 건 아주 옛날 마시멜로우 무대였든가... 거의 노래를 못할 지경에 이르렀던 무대를 제외하고 한 번도 없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대체 어떤 녀석들이 자기를 이렇게 빵 터뜨리는가 궁금했나 봐요. ^^

 

 

손 틈새로 비치는 아이유 참 좋다!

 

이제 대망의 '너랑나' 클라이막스. '손 틈 새로 비치는' "아이유 참 좋다!"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아이유 참 좋다!" 부분이 지금처럼 당연한 퍼포먼스로 인식되던 시절이 아니라서 지은양도 마이크를 넘기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니 모습 참 좋다'라고 자신의 파트를 노래하는데 들리는 "아이유 참 좋다!" 아이유양이 가장 좋아하는 응원법 파트인 만큼 바로 반응해주네요. ^0^

 

 

손끝으로 돌리며 시곗바늘아 달려봐~

 

"아이유 참 좋다!"까지 들어서 매우 기분이 좋아진 아가수. 달려봐 안무를 굉장히 힘차게 해 줍니다. 아이유양이 치마를 입고 무대에 오르면 이 파트를 조심해서 하는 편인데 이 날은 기분이 업되어서 그런지 마치 뮤비처럼 크게 달리더라고요. 조금 놀라면서도 그 마음이 전달되는 기분이라서 엄청 기뻤습니다. ㅎㅎ

 

 

마법을 건다 너랑나랑은 조금 남았지

 

네가 있을 미래에서 

 

혹시 내가 헤맨다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이번 무대에서의 하이라이트! '네가 있을 미래에서' 부분부터 저희 쪽으로 시선을 아예 고정시키더니 '너를 알아볼 수 있게'에서 무려 아예 방향을 틀어서 정확하게 삿대질... 아니 저희 쪽을 가리켰어요. 드팩민들도 덕력이 있으신 분들이라 이게 어떤 상황인지 눈치채시고 엄청난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아... 진짜 저 때 심장어택 심하게 왔어요. 이후로도 다시없을 덕질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아가수에게는 어떻게 보면 위기이자 즐거움이었던 '너랑나' 의 무대가 끝이 나게 되었네요.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 응원법이 나올줄은..

 

설마 아가수도 대선배인 이승환님의 공연에서 자신의 응원법이 나올 줄은 몰랐나 봅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지은양 이제 어지간하면 빵 안 터집니다. 정말 의외의 순간에 소소한 느낌의 작은 몸부림을 봤기 때문이죠. ㅎㅎ 물론 다들 목이 찢어져라 응원해서 나름 영상에서도 소리가 크게 잘 들리더군요. 덕분에 돌아오는 길에 이미 목이 다 잠겼습니다.... ㅡㅡ;

 

 

"네... 노래 중에 웃는 거는 정말... 아하.. 안 되는 일인데... 워우 너무 열화와 같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구요~"

 

"오늘 드레스코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따로.. 저는 인터넷에서 그걸 봤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준비를 했는데... 원래 관객분들은 안 하고 오시는 건가요?"

 

 

제가 앞서서 말씀드렸던 그 드레스 코드에 관한 대화입니다. 모두가 드레스 코드를 맞춰 입고 오신 건 아니지만 나름 컨셉에 맞게 영웅이거나 악당의 복장을 하고 오신 분들이 많았고 그에 따른 시상도 하고 그랬더랬죠. 근데요. 무대에 오른 가수들 중에는 이 드레스 코드를 맞춘 분들은 없었어요. ㅋㅋㅋㅋ 아가수만 열심히 그걸 맞추겠다고 슈퍼걸? 정도 되는 복장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온 거죠. 덕분에 저희도 그렇고 관객들은 눈호강했습니다. ^^;

 

 

"오늘 정말 굉장히 취지가 좋구 제가 이승환 선배님 너무너무 팬이고 존경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달려왔구요."

 

 

이 멘트를 할 때 드팩민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말을 참 예쁘게 잘하죠. 그리고 실제로 아이유양은 이 공연장까지 정말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부산이었나... 한참 밑에 있는 지방 스케줄을 소화하고 정말 어마 무시한 속도로 올라왔거든요. 

 

 

첫 공연의 흥분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아서.. ㅋㅋㅋ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여운이 강렬하게 남았나 봅니다. ㅎㅎㅎ 원래 자신은 숨이 잘 안 차는 사람인데 물 한 모금 마시고 해야겠다고 하네요. 또다시 빵 터질까 봐 한숨 제대로 돌리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곡 들려드리고 가겠다고 하니까 드팩민들의 아쉬운 탄성이...  그래도 본인은 게스트라고... 두 곡 준비해왔기 때문에 마지막곡이다라는 단호박을 시전! '좋은날' 무대가 이어집니다.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건지 - 리얼대세 아이유!

 

그냥 모르는 척! 하나 못들은 척!

 

필살 하트 어택 윙크를 받아랏!

 

첫 소절 응원법에서 또다시 웃음 게이지가 상승하는 걸 참는 아가수 ㅎㅎ 씰룩이는 입꼬리를 참아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냥 모르는 척! 하나 못들은척!' 부분에서는 '너랑나' 무대에서부터 계속 웃음이 터지던 여자 댄서분이 정말 빵 터지더군요. ^^; 지은양은 여유가 생겼는지 저희에게 생긋 웃으며 윙크를~~ '좋은날' 무대에서는 정말 심장에 무리가 가는 윙크를 많이 날려줬어요. ㅎㅎ

 

 

새로 바뀐 내 머리가 별로에요?

 

기분이 정말 좋았는지 지은양은 2절의 첫 소절에서 애드립을 합니다. 위의 움짤을 보시면 뭔가 생각하는 듯 시선이 위로 잠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새로 바뀐 내 머리가 별로였는지'라고 해야 하죠. 관객분들도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아가수도 만족스러웠나 봐요. ^^;

 

 

드팩민들이 참 내공이 대단하다 싶었던 것이, 응원법을 고작 1절만 듣고서 다음 응원법을 예측하더군요. "리얼대세 아이유", "리얼대박 아이유" 같은 응원법의 패턴을 파악하고 2절부터는 "리얼대박" 하면 같이 "아이유"를 외쳐주시더라고요. 이 다음 응원법인 '아직 모르는 기억 안 나는척' 부분도 다 같이 해주었습니다. 대단하다 싶었어요. 

 

 

대망의 3단 고음!!

 

'좋은날'의 마무리는 역시 3단 고음이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많은 '좋은날' 무대를 봐왔지만 아가수 본인 콘서트를 제외하고 다른 게스트 무대나 행사 등에서 3단 고음을 보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아가수가 '기분이다~ 3단 고음 투척~' 같은 마음으로 확 질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덕분에 드팩민들 대열광! 

 

 

공주님 인사와 함께 퇴장~

 

이렇게 아이유양의 무대가 끝이 났습니다. '너랑나' 무대가 끝나고 지은양이 "아직 공연이 시작도 안 했다고 들었어요"라고 하였는데 이후 이승환님이 들어오시면서 "아이유양이 잘못 알고 있습니다. 차카게살자 공연은 게스트 공연까지 모두 포함해서 본공연이다" 라고 정정해주었습니다. 

 

 

아마 영상으로 보신 분들은 이 다음 이야기를 잘 모르실 거예요. 이후부터는 괘씸한 장난을 친 저희들에게 장난 어린 복수를 하는 승환옹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저희를 보면서 문화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워낙 나이가 있으니...(딸 나이를 잘 모르시는 지은양 아버님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 음악방송에서 불러주지도 않고 나갈 일도 없어서 실제로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보게 되었다구요. ㅎㅎㅎ 그래도 무대 뒤편에서 관객들 반응도 재미있고 저희 응원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고... 재미난 경험이었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 아가수도 대단하다고~~ ㅎㅎ 

 

 

아까 아가수가 나오기 전까지 스탠딩 공연은 참 힘들다고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이승환님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쉬는 시간이었어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승환옹이 뛰어다니고 관객들도 뛰고... ㄷㄷ 진짜 도가니 다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온 공연장이 방방 뛰다보니 분위기도 후끈 공기도 후끈~~ 진짜 땀이 줄줄 흘렀어요.

 

 

아마도 승환님 공연에는 당연한 퍼포먼스 같은데 너무 더운 관객들에게 거대한 물총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하더군요.  일반적으로는 곡사포로 골고루 뿌려주는데... 쭉 뿌리다가 저희 쪽을 발견하고는 직사포로 마구 마구 쏘아댑니다. ㅋㅋㅋ 네 이놈들! 하는 느낌이었달까요? ^^ 그리고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었는데... 아까 아가수가 '좋은날' 공연 전에 물을 마셨다고 했죠?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던 그 물병을 승환님이 잡더니 저희들 쪽으로 마구 뿌려주었습니다. 막상 당시에는 그냥 저희에게 장난친 건 줄 알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지은양이 마신 물이었어요. ㅎㅎ 정말 장난기 많은 승환님이었습니다~

 

 

이승환님은 공연의 대가답게 많은 곡을 불러주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사랑하나요' 를 부를때였습니다. 서정적인 곡이라서 관객분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부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승환님이 저희들쪽으로 마이크를 향하면서 "아이유 팬들만~" 이라고 넘깁니다. ㅎㅎ 그런데 저희들 연령대가 기본 30대라.. 다들 승환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거든요. ㅋㅋㅋ 짓궂은 장난에도 저희가 능숙하게 불러내자 엄지 척~~ ^^; 

 

 

 

 

아이돌 팬들이 본인들의 아티스트가 게스트로 나오는 공연에 가서 딱 해당 가수의 무대만 보고 바로 퇴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공연 처음부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공연을 전부 즐기다 보니 드팩민들에게 정말 좋게 보였나 봐요.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서 여기저기서 인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 많은 응원법들을 다 외우냐고... 우리도 뭔가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게 정말 귀여웠습니다. 저희들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다고 했어요. ㅎㅎ 발칙한 장난조차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는 자세에서 드팩민들의 연륜이 느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뽀개질 것 같은 도가니와 온몸에 절어있는 땀냄새가 민폐를 끼칠까 싶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미션을 완수하였기 때문에 정말 기뻤습니다. 아니 대성공이었죠. 설마 아가수가 빵 터질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저희의 타겟은 일단 승환님이었기 때문에... ^^;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생긴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벌써 9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여전히 이 영상을 보면서 힐링하곤 해요. 

 

 

 

예전에 후기를 쓰고 나서 이렇게 움짤과 함께 시간 순으로 구성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미루고 있다가 이렇게 쓰게 되었네요. 역시나 제 글은 길군요. ㅠㅠ 움짤이 많아서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을 텐데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까지 제게는 이 '차카게살자' 공연의 추억이 덕질 최고의 순간이네요. 앞으로 더 좋은 순간이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이런 순간을 기대하며 일코 해제하고 유애나로 출근합니다.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