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Palette(2017)

IU 정규 4집 [Palette] 리뷰 #3

류겐 2017. 5. 13. 18:04

마지막입니다. 2편이 워낙 길어서인지 3편은 '이름에게' 하나 밖에 없는데 얼마나 길게 쓰려고 그러냐... 는 분이 계시더군요. ㅎㅎ 제가 아무리 지병이 심해도 달랑 한 곡 가지고 엄청난 분량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없습니다. 옛날에 읽었던 '단추로 만든 스프' 라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ㅎㅎ 

 

 

물론 그런 식으로 무늬만 '이름에게' 리뷰이고 이런 저런 얘기를 마구 같다 붙인다면야... 불가능할 것도 없겠습니다만... 읽는 분들이 힘드시지 않을까요? ^^;  암튼 2편에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 들어가 있는 곡들을 다루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떤 범주에도 들어가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이름에게' 한 곡만 남아버렸네요. 그럼 마지막 리뷰 진행해 보겠습니다. 

 

 

 

 

 

 

10 이름에게 - 잊지 말아야할 누군가를 위한 헌정가

 

 

'이름에게' 는 앨범이 발표 되기 전부터 각 세션에 참여한 분들이 속속 SNS로 소식을 전해주어서 기대감을 키워주었던 곡이었습니다. 아이유님이 알려주었듯이 '이름에게'는 [Palette] 의 곡 중에서도 가장 웅장함을 보여주는 곡이죠. 들어보면 그럴 수 밖에 없겠다... 하는 납득이 되는 노래입니다. 

 

 

'이름에게' 는 '팔레트' 와 함께 공동 타이틀 곡입니다. 하지만 10번 트랙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음원 순위를 보면 타이틀 버프를 그다지 받지 못한듯 보이더군요. 앨범 트랙리스트가 발표되기 한 주 전까지도 두 곡 중에서 결정을 쉽사리 못하고 있다고 하던 아가수님이었습니다만... 결국 어려운 결정 대신에 두 곡을 모두 타이틀로 하였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틀 곡을 아웃트로의 역할을 할 10번 트랙에 둔 이유는 아마도 여러가지가 있을듯 싶습니다. 

 

 

첫째, 어찌되었든 '이름에게' 가 가장 마지막 트랙에 위치함으로 아웃트로의 역할을 합니다. (팔레트 리뷰에서 사실상 팔레트가 메세지만 보자면 아웃트로 역할까지 한다고 하였지만) 음감회에서 아가수님은 이 곡을 설명할 때 좀 더 앞쪽에 배치하고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곡의 무게감으로 보면 앨범의 마지막에 자리하는 것이 잘 맞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하여 10번 트랙으로 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이번 [Palette]의 트랙 구성은 다분히 콘서트의 셋 리스트 구성과 유사하네요. 워낙 '이름에게'가 역대 아이유 노래 중 최고 난이도 급의 곡이기도 하고 코러스가 없어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서 멋지게 불러보겠다고 한 만큼 콘서트에서의 무대가 정말 기대됩니다.

 

 

두번째는 조금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름에게' 는 공개되자마자 각종 SNS나 언론 매체 등에서 이 곡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래가 아닌가? 하는 반응이 줄을 이었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노래를 듣자마자 '아...' 하며 바로 떠올랐을 정도로 저또한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왔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줄줄이 그런 반응들이 나왔구요. 심지어 JTBC 뉴스룸에서 엔딩곡으로 나왔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 노래의 가사를 만든 아가수님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공동 작사가인 김이나님 또한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노랫말을 들어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점. 이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고 노래라는 것이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감정이입하기 가장 좋은 매체라는 것에서 의도했든지 하지 않았든지 '이름에게' 는 그런 존재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팬분들이라면 아이유님과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화가 있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당시에 유애나 회원분이 팬카페에 지금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에 사고가 발생하자 팬카페 분들이 한 마음으로 제발 무사하길 바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그 분은 무사히 구조가 되었어요. 

 

 

 

 

 

정말 감동적이었던 순간이었는데 더욱 감동스러웠던 것은 아이유님이 이걸 보고서 이 팬분에게 직접 쪽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쪽지 내용은 "살아줘서 고마워요" 였다고... 이 일화는 꽤나 유명해져서 각종 커뮤니티에 전파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후에 아가수님의 첫 소극장 콘서트 '딱 한발짝 그만큼만 더' 가 있었는데요. 2주 동안 총 8일의 공연을 하였는데 아이유님은 이 소극장 콘서트의 수익 전액을 세월호 참사 지원을 위해 기부하였습니다. 더욱이 세월호 3주기가 되는 지난달 16일에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리본 사진을 올리기도 하였죠. 

 

 

 

 

 

 

 

 

 

이렇듯 세월호 참사와 연관이 많은 아가수님이기 때문에 '이름에게' 의 노랫말을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이 노래가 아이유님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월호가 왜 정치적으로 판단되는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정치적인 이슈도 있고 해서... 그런 이유 때문에 '이름에게' 가 비록 타이틀이지만 '팔레트' 에 비해 드러내놓고 타이틀이라는 명칭에 어울릴 만한 홍보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클라이막스 부분만 짧게 공개되었던 티저만 보더라도 '이름에게' 가 굉장히 웅장하고 처연한 곡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곡은 훨씬 더 처절한 느낌이 들 정도더군요. 들을 때마다 속에서 울컥 울컥 하는 그 기분... '이름에게' 를 들으면서 많이들 겪어보셨죠? 세월호와 굳이 연관을 짓지 않더라도 노래 자체가 워낙 애절하고 안쓰러워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게 만드는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이름에게' 를 듣고 눈물이 났다는 분들이 제법 많았는데요. 저는 솔직히 울컥하면서 올라오는 감정의 폭발이 쉽게 눈물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름에게' Live Clip 을 보게 된 거죠... 

 

 

 

 

 

이제까지 팬생활을 하면서 아가수님이 노래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고 영상, 각종 무대 등을 보면서 참 우리 가수 멋지다~ 라고 생각한 적도 많았고 가슴이 울리는 감동을 받았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솔직히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 에서 관객들을 울리던 그 대선배들처럼 무대를 보며 압도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 '이름에게' 영상을 보고서 느끼게 되었네요. 

 

 

그냥 객관적으로 노래 자체로만 들으면 이 Special Clip 에서의 노래는 그리 썩 잘 불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쩌다가 목 상태가 이런 지경까지 되었는데 라이브 영상까지 찍게 된걸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이 Special Clip 에서 들리는 아가수님의 목소리는 굉장히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위대한 가수는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 무대, 관객까지 모두 사용할 줄 안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솔직히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잘 생각 안납니다만... ㅎㅎ 저는 아가수님의 팬이 된 이후 처음으로 그녀의 노래하는 모습에 압도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바로 이 '이름에게' Special Clip 을 보면서 말이죠. 그래서 팬사인회에서 아이유님에게 이 영상 정말 잘 봤고 너무나 멋졌다고... 마치 나가수에 나왔던 대선배님들 같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콘서트에서 만나게 될 무대가 정말 기대된다고 해주었죠. 물론 아가수님은 정말 부담된다고 하였지만요.. ^^;

 

 

 

 

 

음... 혹시 이 라이브 영상은 콘서트 마지막 곡일 때를 상정하고 컨디션을 맞춰본 걸까요? ^^; 저는 개인적으로 이 목소리가 딱 콘서트 막바지의 아이유님 목소리가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음감회에서 아이유님이 말했던것처럼 콘서트 엔딩곡으로 가 '이름에게' 울려퍼질 때의 모습을 이 Special Clip 과 함께 오버랩해보았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쩌면 모두 눈물바다가 되지 않을까... 해서 사인회에서 슬며시 아가수님에게 말해보았죠. 늘 웃고 즐거운 콘서트 마무리도 좋지만 한 번 눈물바다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하고 말입니다. 아이유님도 "그럴까요?" 라고 웃으면서 답해주긴 했는데 과연 어떨지 이번 콘서트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세월호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조금 그렇지만 '이름에게' 라는 곡은 지금까지 아이유님이 불렀던 어떤 노래와도 성격이 다른 곡입니다. 4집 컴백 두 달 전 즈음에 '메세지를 담은 노래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라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왠지 이제 충분히 그럴 정도의 경력이 있고 그럴만 하다 싶어서 써 본 글이긴 합니다만... 설마 이렇게 무겁고 멋진 사회적 메세지를 던지는 노래를 선보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역시 아가수님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네요. 그래서 더욱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

 

관련 게시글 링크 - 메세지를 담은 노래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존 아가수님의 노래 중 가장 쉽게 연상되는 곡이 바로 정규 2집 'Last Fantasy' 의 1번 트랙인 '비밀' 이죠.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고 '비밀' 또한 '이름에게' 와 같이 웅장함이 특징인 곡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두 곡은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가지는데요. 애초에 '비밀' 은 녹음 당시에 백코러스 없이 오로지 Inst 만 듣고 부른 노래입니다. 후에 작곡가인 정석원님이 편집을 한 것이죠. 때문에 녹음 당시에 참 힘들었음을 토로고하기도 하였죠.

 

 

그리고 '비밀' 의 경우 클라이막스로 갈 수록 더욱 더 화려해지는 반면, '이름에게' 는 오히려 클라이막스로 갈 수록 그 처연함을 더하기 위함인지 더욱 조용해 집니다. 그래서 '비밀' 의 경우 듣고나면 후련함과 동시에 희망적인 느낌이 오는 반면, '이름에게' 는 듣고나면 숙연함과 쓸쓸함, 비장함이 파고들죠...

 

 

 

 

 

멈추지 않을게

몇 번이라도 외칠게

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어찌어찌 [Palette] 의 리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의 정규앨범이라서 너무 반가웠고 그래서 좀 더 많은 글을 써보고 싶기도 했지만 유례없이 친절한 설명이 많았던 앨범이기도 하고 해서 챗셔 때보다 그닥 별다른 글을 써보지도 못했네요. 어느새 이번 앨범의 활동도 마무리 되어버려서 아쉬운 마음만 가득합니다. 그래도 그냥 보낼 수는 없으니 정리하는 글도 써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챗셔를 보고 이렇겠다..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 틀려버려서 아직도 난 아가수님의 생각을 알기엔 많이 모자라나보다... 반성도 많이 한 앨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으로 격려 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번 정규 4집 [Palette] 의 리뷰를 마칩니다. 모두 좋은 밤 되세요~~ 아이유 참 좋다! 그리고 내일이 월요일이래요~~~ =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