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엔딩 - 좋은 이별이란거 결국 세상엔 없는 일이란 걸..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이 존재합니다. '너를 정말 사랑해서 떠나는거야...' 이런 이별 경험해보신 분 있나요? 저는 솔직히 없어요. 이미 '나만몰랐던 이야기' 에서 아가수님은 "좋은 이별이라는거 결국 세상엔 없는 일이라는 걸" 이라고 노래했죠. 정말 좋은 이별이라는 게 있을까요?
노래를 하는 동안 화자는 계속 바뀝니다. 노래 전체를 듣고나면 누구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죠. 게다가 재치넘치고 친절하기까지한 M/V 덕분에 '이런 엔딩' 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 졌습니다. 아가수님은 음감회에서 이 곡에 대해 사랑에 대한 클리셰, 즉 상투적인 표현을 있는 대로 다 가져다 썼다고 하는데요. 음...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예쁜 사랑에 대한 얘기를 말한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엔딩'은 사랑에 대한 클리셰가 아니라 이별에 대한 클리셰를 이야기 했다고 봅니다. 그는 분명 좋은 사람이라고 곡 초반에 설명하듯이 이야기 해주지만.. 이별할 때조차 온갖 좋은 말을 해주며 "좋은 사람 만나게 될꺼야." 라고 하죠. 그냥 "니가 이래서 싫었고 이런 부분 때문에 헤어지게 된거야~" 라고 솔직하게 얘기해주면 좋을 것을.. 그럼 그걸 고치려고 노력해서 다음 인연에서는 실패하지 않을텐데... 그저 내가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데 그냥 내가 못나서 너를 떠나는거야.. 라니요. 떠나는 순간까지 좋은 사람이고픈 이기적인 마음일 뿐이죠.
흠흠... 이상하게 조금 삐뚫어진 느낌입니다만... 저는 정말 사랑했다면 솔직하게 이별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이런 이별 클리셰는 사양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엔딩' 을 들을 때마다 남겨진 사랑이 안타깝습니다. 참 슬퍼요... "네말대로 언젠가 나도 나같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게 될까?" 라는 말에서 여전히 남겨진 사랑은 자신이 없네요. 그냥 사랑받을 만하니까 누군가를 만나고 그렇게 사랑 받을 뿐인데 말입니다.
다시 누군가 사랑할 수 있을까? 예쁘다는 말 들을 수 있을까?
사랑에 성공하면 세상 모든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헤어지고 나면 모든게 다 부정적으로 보이고 나만 불행한 것처럼 느껴지곤 하죠. 정식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콘서트를 다녀온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노래. 바로 '드라마' 가 그 사랑에 실패해서 자존감이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을 노래한 곡입니다. '이런 엔딩' 은 곡조도 분위기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결국에는 똑같은 상황이네요. 이별의 끝에 '좋은' 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기나 할까요...
사랑이 잘 - 이별할 핑계
[Palette] 에서는 유난히 사랑에 대한 노래들이 많은데요. '이런 엔딩'을 시작으로 '사랑이 잘', '잼잼', 'Black Out', '마침표', '밤편지', '그렇게 사랑은' 까지.. 앨범 수록곡 열 곡에서 무려 일곱 곡이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그것도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말이죠. 한바탕 연애의 시간을 지나고 나서일까요? 개인적으로 아티스트가 여러가지 경험을 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비단 그것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그래서 아가수님이 드라마를 한다고 해도 늘 찬성이었어요. 물론 배우로서의 자질도 충분하고 그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
종종 팬들 중에는 연기할 생각 말고 그 시간에 노래나 만들어달라고 하곤 합니다. 그 맘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티스트가 마르지 않는 샘물도 아니고 어떻게 계속 샘솟듯이 영감이 솟아나겠습니까... 특히 아가수의 가사를 보면 이런 저런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나타나는 경향이 많아서 연기를 통해서 간접적인 체험을 하는 것도 좋다고 봐요. 워낙 캐릭터에 몰입하는 아배우잖아요 .^^
R&B 라고 하면 대부분 환상적인 그루브, 애드립 등을 떠올리곤 합니다. 바이브레이션이 가득한 목소리에 재치있는 애드립 등이 우리나라에서 R&B 를 대표하는 인상이죠. 아무래도 R&B 가 흑인들의 음악이다보니 그런 경향이 없지않습니다. 아가수님이 나에게는 모험과도 같은 시도라고 하길래 파격적인 창법이나 목소리가 나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평범해서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네요...
기본적으로 흑인의 삶을 노래했던 블루스에 경쾌한 스윙 리듬감을 얹은 것이 R&B 인데요. 고된 삶을 노래하던 블루스에 비해 R&B는 좀 더 경쾌해지다보니 주된 이야기도 대부분 사랑 이야기가 많습니다. '사랑이 잘' 도 전반적으로 재치있고 경쾌하죠. 가사는 그렇지 않지만요.. ㅎㅎ 아마도 그런 부분에서 오는 아이러니를 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에서 오혁씨와 함께 나왔을 때, '나 지갑 거기 두고 왔어' 라는 말에서 아이유님은 여자의 입장에서 짜증이 났다 라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오혁씨는 다시 그녀를 만나기 위한 핑계를 만들어두었다는 뜻이었다고 했지만 여자의 입장에서는 한 번도 보기 힘들었는데 또 다시 봐야하는 이 상황이 싫다는 거겠죠.
피곤해 그만 오늘은 놔줘 더 이상 반복하긴 싫어
또 다 내가 나빠 아마 그래 난 널 미워하나봐
이제 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옛날 아주 먼~ 옛날 연애하던 시절에... "더 이상 네가 좋아질 것 같지 않아" 라는 말로 이별을 통보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때도 정말 사라져가는 인연의 끈을 붙잡아보려고 아둥바둥했지만 저 말을 듣고 힘이 쭉 빠져버려서 그 날로 헤어져버렸네요. 더 이상 좋아지지 않을것 같다니... 이제 정말 끝이구나 싶더라구요. 아마 '사랑이 잘' 에서의 남자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잼잼 -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Palette] 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가사로 넘쳐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고 재치있는 노래를 하나 고르자면 단연코 이 '잼잼'을 고르고 싶습니다. 여러번의 반복된 사랑 경험 속에 밀당도 귀찮고 그냥 만나자마자 이런거 저런거 다 치우고 바로 뜨겁게 사랑하자는 얘기인데요. 이 정도의 권태로운 감성은 대게 30대 정도나 되어야 느끼는 것인데.... 아가수 사랑 많이 해봤으려나요? ^^;
사실 이 곡이 선우정아님의 곡이라는 것이 알려질 때부터 기대감이 상당했습니다. 아가수님이 입이 닳도록 칭찬했던 그 '봄처녀' 를 들어보신 분이라면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었을 꺼에요. 그나마 봄처녀에 비하면 적당히 순화된 느낌이랄까요? 딱 아이유에 맞는 정도의 선우정아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잼잼' 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이것봐 온 몸에 묻었어 사랑 사랑 사랑' 인데요. '설탕 탕 탕 사랑 랑 랑' 에서 설탕(잼) == 사랑 이라고 연결시키고 그것을 온 몸에 묻었다고 정말 재치있게 표현했네요. 사랑이 온 몸에 묻었다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이 사랑을 "덮고 그 위에 다시 얹고 또 다시" 라고 굉장히 건조하게 말하는 부분은 막 "뜨겁게 녹여줘~" 라고 말하던 부분과는 사뭇 다르게 건조해서 순수한 사랑보다는 일종의 쾌락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천연 그런 거 몰라 자극적이게' 라는 가사 속에서 '천연' 이라는 단어를 발견하신 분이 계신가요? 아가수님이 그런 뜻으로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이 단어는 우리말로 정말 전진난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연애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쑥맥 같은 사람을 두고 "얘 천연이잖아?" 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흔히 사용하는 말인지는 아재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ㅡㅡ;
가사를 고민할 때의 스트레스가 너무 즐겁다고 말하는 만큼 늘 가사를 쓸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다보니 이런 멋진 가사도 나오는가 봅니다. 항상 노래를 접할 때 가사가 70%이상이라고 생각하는터라 이런 재기 넘치는 노랫말을 볼 때면 그런 재능+노력이 정말 부럽고 멋져보이네요.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부터 '이 곡은 정말 좋다~' 라고 느껴졌을 만큼 [Palette] 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도 선우정아님과 함께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함께 한다면 또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잼잼'이 마음에 드네요.
Black Out - 취하면 우리 모두 사랑꾼?
'Black Out' 은 이미 [Palette] 를 듣던 초반에 확 꽂혀서 글로 썼던터라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다 사랑이야기인데 왜 'Black Out' 만 사랑 얘기가 아니지? 라고 생각해보니... 어? 결국 'Black Out' 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네요? 노래 속 화자가 평소 어떤 인물로 상정되었는지는 오로지 이 가사를 쓴 아이유님만 알겠지만, 결국 취해 있는 주인공은 그야말로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꾼이었습니다.
관련 게시글 링크 - 요즘 가장 꽂히는 노래 'Black Out'
이전에 글을 쓰면서 'ms. 델러 웨이' 와 '다스베이더' 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다스베이더'는 팬사인회에서 롸이터님이 질문을 한 결과 제가 글에서 썼던 'I'm your father~' 같은 상황은 아니랍니다. ㅠㅠ 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아가수님이 가사를 쓰면서 이런 재미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역시 아이유님은 SF 매니아는 아닌걸로... ㅜㅜ
그리고 또 하나 'ms. 델러 웨이' 부분입니다. 이부분을 보면서 분명 델러웨이는 남편의 성인데 왜 Mrs 가 아닌 ms 일까? 라고 썼었는데요. 어느 분이 요즘은 여성의 평등을 위해 결혼한 여성과 미혼 여성 모두 ms 를 사용하기에 아가수님이 'ms. 델러웨이' 라고 쓴 것일 거라고 합니다. 하긴... 그 꼼꼼한 아이유님이 이런 부분에서 실수를 했을리가 없는데... 제가 믿음이 부족했나 봅니다. ㅡㅡ; (용서하소서...)
'Black Out' 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이 곡에는 그 어떤 곡에서보다 자연스러운 아이유님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음감회에서 일부러 발성을 사용하지 않은 생목을 써서 녹음을 했고 정말 목이 잘 안쉬는 체질인데도 불구하고 녹음 다음날 목이 쉬어버렸더라 라고 했죠. 덕분에 매우 친숙한 느낌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어서 팬으로서는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시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
저는 술을 잘 못해서 사실 술에 취한다는 기분을 잘 모릅니다. 솔직히 저는 술에 취해보고 싶고 술을 좋아해주고 싶은데 몸이 안따라줘서... ㅜㅜ 술 잘 마시는 분들 보면 부러워요~ 아무래도 술자리에서 정신이 말짱한 상태로 있다보니 여러가지 형태의 주사를 보게 되는데요. 술 마시면 조용히 잠자리에 드는 분, 점점 더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분, 세상 모든 불만을 다 짊어지고 가는 분 등... 참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그 중 그래도 좋은 건 역시 기분 좋아지는 사람들이죠. 종종 실수도 하지만 "기분 좋아서 그래~" 라고 하는데 뭐 어쩌나요... ㅎㅎ 'Black Out' 에서처럼 술에 취하면 세상 모든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픈 분과 함께하는 술자리. 어떤가요? 함께 참이슬 이라도 한 잔 하러 갈까요? ^^;
마침표 - 첫 이별 그날 밤의 그 소녀가 자라서 스물 다섯이 된다면...
7년 전. "그때서야 끝낼게 내게 돌아올지 모를 너를 꿈꾸는 그 밤을 할말 끝 안녕 내 사랑~" 이라던 소녀가 7년의 세월이 흘러 이별을 맞이하면 이렇게 말할까요? 저는 마침표를 들으면서 내내 '첫 이별 그날 밤' 이 떠올랐습니다. 이미 이별했지만 혼자서 지난 사랑을 떠나보내지 못해 몇번이고 이별을 곱씹어 보던 그 7년 전의 목소리가.. 어느새 세월이 흘러 조금 더 담담하게 주체적으로 이별을 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Palette] 중에서 노랫말이 정말 예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음감회에서 아이유님이 처음에는 아니더라도 계속 듣다보면 어느 순간 훅 하고 이 '마침표' 가 들어오게 될 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솔직히 앨범을 감상하는 초기에는 마침표로 눈길이 잘 안갔습니다. 발랄하고 재기 넘치는 '이 지금', '잼잼', 'Black Out' 등에 먼저 빠져들었거든요. 약 3주간 정말 열심히 듣다보니 드디어... 이 '마침표' 가 정말 공감되고 멋진 노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노래를 듣다보면 노래 속 화자가 혼잣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초반에는 조금 갸웃했지만 "마지막 인사가 이렇게 늦어서 미안" 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아... 이건 자기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구나' 라고 느껴졌네요. 그래서 더욱 들으면 들을 수록 이 '마침표' 는 '첫 이별 그날 밤' 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다만 7년의 세월과 경험 속에 찢어질듯이 아픈 가슴보다는 좀 더 담담하게 스스로를 놓아주는 것이 다르다고 할까요?
행복했던 어린 날의 나도 안녕 모두 안녕
[Palette] 에 아이유님의 자작곡이 '팔레트' 하나 밖에 없어서 못내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큰 이유는, 바로 이런 '마침표' 처럼 각각 노래들이 주옥같은 가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사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곡이 좋아도 듣지 않는 가사 덕후인 저에게는 은혜와 같은 앨범이죠. ^^; 혹시 아직까지 '마침표' 가 가슴 속에 훅 치고 들어오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한 밤 중에 조용한 가운데 가사를 곱씹으면서 들어보세요. 정말 저릿한 심장이 느껴지실지도 모릅니다...
밤편지 - 아이유 클리셰
드디어! '밤편지' 차례네요. 솔직히 '이런엔딩' 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 것이 참 힘들었어요. ㅠㅠ 제가 뭐라고 곡 하나 하나를 다 리뷰할 생각을 했는지... 그나마 '밤편지' 는 가장 먼저 선공개 되었고 많은 분들이 해석을 해주시고 해서 딱히 말을 더할게 없을 것 같아 한 숨 돌릴 수 있겠습니다.
음감회에서 멋진 라이브로 '밤편지' 를 들려주었던 아가수님은 이 '밤편지' 가 '사랑이 잘' 보다 더 많이 그리고 오래 사랑 받을 줄 알았다고 합니다. '밤편지' 가 아이유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발라드 풍의 노래이기 때문이라는거죠. 멀리 거슬러가지 않더라도 '무릎', '푸르던' 같은 서정적인 발라드를 좋아하는 팬들이 상당히 많긴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곡들이 아이유님이 대중에게 아티스트적인 면으로 알려지게 만든 부분도 적지 않았죠.
아가수님은 'Boo', '마쉬멜로우' 같은 깜찍한 노래를 하면서 '스케치북' 등에서 선배들의 곡을 올드한 감성으로 커버하는 식의 일종의 투 트랙 전략(?) 으로 초기에 유명세를 가지게 되었고, 그 흐름을 주욱 이어서 대선배들과의 콜라보 등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때문에 '좋은날' 등의 아이돌스러운 아가수님을 좋아하는 팬들과 위에서 말씀드린 '밤편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을 모두 아울러 팬덤의 연령대가 상당히 폭 넓은 가수로도 유명했죠.
팬의 성비로 이번 [Palette] 에서 보면 확연히 여성팬들의 비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가 있는데 그냥 높아진 정도를 넘어서 이제는 남성팬들보다 여성팬들이 더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팬층의 연령대도 확실히 달라진 것을 알 수가 있었는데요. 30,40대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고 이제는 2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현재 아이유라는 가수의 팬층은 20대 여성들이 가장 많다는 말이죠.
위에서 했던 얘기로 돌아가서 소위 '아이유 클리셰' 라고 할 수 있는 서정적인 발라드를 좋아해주던 30, 40대 팬층이 옅어지고 좀 더 감각적인 부분들에 흥미를 느끼는 20대 팬층이 더 많아지면서 '밤편지' 보다 '사랑이 잘' 이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음감회에서 아가수님은 '사랑이 잘' 이 더 많이 사랑 받는 것을 보고 "아... 다들 힘들어하는구나.." 라고 했지만 다 이유가 있는거죠.
정작 '밤편지' 자체에 대해서는 별 얘기가 없다고 하실 수 있는데...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뭘 더 얘기할까 싶어서요... [Palette] 에서 젤 좋은 노래를 골라보라고 하면 저는 주저없이 이 '밤편지' 를 선택할 겁니다. 뮤비도 정말 좋았구요. 뭔가 올드한 그 정서가 너무 좋네요. 저는...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이 아이유표 발라드를 사랑해 주십니다. '보이스 메일' 이 작년 DC 갤러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선정된 것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죠. 40대 아재 팬으로서는 앞으로도 이런 곡들을 많이 선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니 롱런하자 아이유!!
그렇게 사랑은 - 한 편의 아름 다운 시와 같은 노래
정말 마지막이로군요. 무려 일곱 곡이나 사랑 얘기라니... 아이유님 어지간히 사랑에 꽂혔나 봅니다. 이런 사랑꾼~~ ^^; '그렇게 사랑은' 은 앨범 안에서 유일하게 작사에 참여하지 않은 곡이죠. 이병우님과의 인연은 '스케치북' 을 열심히 봐 오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그런 날에는' 커버는 개인적으로 아가수님의 커버 곡 중 손가락에 꼽는 멋진 커버였다고 생각해요. 암튼 한 번 인연이 생기면 쉽게 놓지 않는 아이유님인지라... 이번에 조르고 졸라서 이병우님의 곡을 받는데 성공합니다.
원 테이크로 녹음을 마친 일화는 이미 유명하죠. 그 밖에도 아가수님은 "얼마나 사랑은" 이라는 가사에서 이 "얼마나" 라는 표현을 "사랑은" 이라는 단어 앞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라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가사를 찬찬히 음미해보시면 아가수님의 노랫말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텐데요. 확실히 연륜이 묻어나는 사랑에 대한 고찰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사랑은' 또한 마침표처럼 초반에는 별로 와닿지 않는 느낌이 컸는데요. 희한하게도 저는 노래로 들을 때보다 그냥 가사로만 볼 때 더 와닿더라구요. 마치 시 한편을 감상한 느낌이랄까요? 조금은 오래된 감성이 차분하게 글자 하나 하나를 음미할 때 가슴 속에 스며드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아가수님이 노래를 이상하게 해서 그렇다는건 절대 아니니까 혹시라도 돌 들고 계시는 분은 내려 놓으시길... 워워~~)
솔직히 이 노래가 많이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은 계절 탓이라고 봐요. 개인적으로 이 노래는 가을 즈음에 듣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고즈넉한 북촌 카페에 앉아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이 노래를 들어보면 분위기 끝내줄 것 같지 않나요?
어느새 앞서 간 너의 뒷 모습
잠시도 멈추지 못해
내 마음 터질 것 같아
휴... 이렇게 일을 했으면... @.@ 어찌 어찌 '이름에게' 하나만을 남기고 사랑꾼 아가수님의 애정 가득한 일곱 곡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미 다 들어보셔서 아시겠지만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의 사랑 얘기가 없어요. '금만나' 나 '크레파스' 같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좋아 죽겠는 상황은 보시다시피 하나도 없습니다. 혹자는 아가수님의 사적인 이별 경험이 담겨서 그런 것 아니냐? 라고도 하는데 뭐 그럴 수도 있겠죠. 비단 아가수님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싱어 송 라이터 들이 자신의 경험을 노래에 담습니다. 아이유님이 롤모델로도 삼고 있는 이소라님 또한 이별 후에 나오는 앨범에는 여지 없이 그 이별 이야기가 실려있더라구요. 암튼 전 한 명의 팬으로서 그저 옆에서 함께 할 뿐입니다. 이런 노래든 저런 노래든 그저 은혜만 내려 주옵소서~~~~ ^^;
역시나 무척 길어졌습니다. 매번 '이렇게까지 길게 쓴다고 글이 좋은 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지만 정말 할 줄 아는게 이런 것 밖에 없는걸요... 늘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일 뿐입니다.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마지막 '이름에게' 를 다룬 3부에서 뵙겠습니다. 아..'이름에게' 넘나 좋은 것~~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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