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만들어내기가 참 힘드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아가수의 뮤직 비디오 중 최고는 '너랑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물론 퍼포먼스 버전~스물셋은 퍼포먼스 버전 안 나오나요??) 이번 '스물셋'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나니 '이 뮤비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만 가득하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번 뮤직 비디오 감독은 그동안 아가수의 수많은 명작들을 만들어내셨던 그 황수아 감독님이 아닙니다. 조영철 PD가 이탈할 때부터 왠지 앞으로 황수아 감독님을 아가수의 뮤비에서 보기 어려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진짜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ㅠㅠ 개인적으로 황감독님의 연출이 늘 멋지다고 생각해서 일종의 팬까지 되어있던 상태였는데 말입니다. 쩝...
암튼 이번 '스물셋'의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은 분은 룸펜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최용석 감독님입니다. 81년생으로 상당히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히 대한민국에서 아트디렉터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하네요. 이번 뮤직 비디오를 보신 분들은 아마도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열애설이 터졌을 때 지은양이 프롬유에 글을 올린 바대로 그 당시 아가수는 뮤비 촬영 중이었습니다. 당당히 연애 중임을 밝히고 어찌 되었든 일단 나는 일에 집중하겠다~라고 했죠. 그것에 대해서 재미있게도 이 룸펜스 감독님이 페이스북에 지은양과의 작업에 대해서 올렸더랬습니다.
그냥 한 줄 요약하면 '아이유양은 흔들리지 않았고 멋지게 연기 잘해서 촬영 후딱 끝냈다~ 아이유 킹왕쨔응~' 정도? ^^;
아가수는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 찍는 걸 싫어한다. 너무너무 힘든 일이다. 광고 촬영도 힘들지만, 목적이 있다.
이 제품이 더 많이 팔리게 하기 위한 이바지한다는 게 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나만을 위한 거라 힘들다”
라고 하며 뮤비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이번 룸펜스 감독님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매우 괜찮았나 봅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재밌게 찍은 뮤직비디오다. 룸펜스 감독님과 처음 촬영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원샷 원킬로 끝냈다.
솔직히 말하자면 솔직히 내용 이해는 못한다. 너무 난해하다. 아마 감독님도 이해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재밌게 했으니까 좋다. 가볍고 싶었다”
아이유양이 재미있었다고 하니까 분명 재미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생각되긴 하는데요... 내용 진짜 이해 못 하는 걸까요? ^^;
이번 쳇셔의 타이틀인 '스물셋'에 대해서 참 많은 해석들이 나와 있습니다. 저도 이 '스물셋'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그 와중에 뮤직 비디오까지 보게 되니 참... 우리 아가수 다 컸네?라는 느낌이랄까요? ^^; 무슨 영감탱이 같은 소리냐? 고 하실 수 있겠지만 '스물셋'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난 후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셨나요? 이번 뮤비를 보고 마음이 편하시던가요? 아마도... 아닐걸요? 가사뿐만 아니라 뮤비 곳곳에 사실상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매우 많더군요.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전체적으로 지은양이 무얼 말하고자 했는지... 또한 '스물셋'이라는 노래에 맞춰 이 뮤비를 만들어낸 사람은 어떤 의도를 보여주고자 했는지 알아가 보면 좋겠습니다.
뮤비 속 아이유양은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캐릭터를 보자면 바로 '앨리스'와 '체셔캣' 이 되겠네요. 이미 콘셉트에 대해서 많은 해석이 나왔고 그 해석들 속에서 언급된 것처럼 앨리스와 체셔캣은 소설 속 내내 만나게 됩니다. 알듯 모를 듯 앨리스를 도와주는 체셔캣은 후에 그 때문에 하트 여왕에게 죽임을 당할 뻔하다가 앨리스들(시계토끼 등등)에 의해 살아나기도 하죠. 암튼 노래 속에서 앨리스는 실제로 연기를 하는 순수한 역할이 되겠고 체셔캣은 그에 대비되는 혼돈스럽고 어두운 역할을 담당합니다.
확실히 지금이 좋다고 했다가 갑자기 사실은 다 때려치우고 싶다고 하는 장면 이후에 꽃병이 쓰러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보시다시피 물병 속 액체는 (아마도) 우유입니다. 통속적으로 이런 물병이 쓰러지는 모습은 순결의 상실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곤 하는데요. 곧바로 앨리스는 사랑이 하고 싶다고 하네요. 더 이상 깊게 설명하지 않아도 성인이신 분들이라면 위 사진의 상징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시리라고 봅니다.
위 움짤처럼 아가수는 계속 이쪽으로 도망갔다가 저쪽으로 피했다가 하면서 숨기 바쁩니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혹시라도 기억 속에 아름다운 동화로 기억되고 계신다면 그건 아마도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클 겁니다. 실제 소설 속 앨리스는 늘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도망치기 바쁘죠. 그때마다 만나는 게 바로 체셔캣이구요. 실제로도 지은양은 수많은 대중들의 시선 속에 때로는 숨고 싶기도 했을 겁니다.
이쯤에서 어허... 이 놈 봐라? 네이놈~ 하실 매우 감이 좋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 위 장면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시겠나요? 가사에서는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아니 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라고 나옵니다. 아이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젖병을 물고 있던 소녀는 이제 그 젖병으로 우유를 주는 존재가 되는 거죠. 이해가 되셨나요? 물기 있는 여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지 않아도 대강 그런 어른이 된다는 의미라고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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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물병, 젖병 등은 사실상 은유에 가까워서 솔직히 크게 놀라지 않았는데 이 사과씬은...ㄷㄷㄷ 설마 이렇게까지 파격적으로 나올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게다가 모자이크 처리를 해놓았다지만 아마 저 장면이 가운데 손가락으로 하는 욕이라는 것 다들 아실 거예요.(이미 모자이크 없는 원본도 공개되었죠.) 아가수 뮤비에 손가락 욕까지 나올 줄은... 헐...
가사에서 '난 당신 맘에 들고 싶어요'라고 하며 사과를 사용하면서 까지 어필을 해보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손가락 욕으로 대변되는 냉소라는 겁니다. 이것이 감독의 아이디어인지 아가수와의 협력인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좀 씁쓸하더군요. 뭐 지은양도 스스로 섹시를 내세울 생각은 없다고 했으니깐... 에잇~ 몰라~~~
암튼 그러고 나서 아이유양은 그 사과를 앞서 욕한 녀석의 머리에 놓고 화살을 쏴 버립니다. 가사에서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도 돼요?'라고 나오는 것처럼 대중들의 입맛에 맞춰서 하지는 않겠다는 표현인 거죠. 부서지는 사과는 그것을 상징한다고 봅니다.
룸펜스 감독님이 칭찬한 것처럼 이번 뮤비에서 지은양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네요. 이미 '프로듀사'의 신디를 통해 더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솔직히 '다 때려치고 싶어요' 부분에서의 표정 연기는 최고였어요. 실제로 지은양의 그런 표정을 눈앞에서 보게 되면 잠시 팬질 쉬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어쩌다 보니 상징적인 의미가 포함된 장면들이 성적인 코드가 담겨 있네요. 우리나라는 성이라고 하면 일단 앗뜨거~ 하며 난리를 치며 질겁을 하곤 하는데요. 성에도 여러 가지 담론들이 있고 추잡한 성 말고도 아름답거나 우리의 일상이라고 볼 수 있는 성 등... 실제로 공개적으로 얘기를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얘기들이 많은데 무턱대고 음란마귀 쪽으로 몰고 가는 것도 이상하다고 봅니다.
결국 '스물셋' 가사에서도 보면 결국 지은양은 대중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편견임을 쉴 새 없이 말하고 있는데요. '편견'이라는 단어 자체가 한쪽으로만 본다 라는 뜻이니 가사 속에 끊임없이 대비되는 말로 양면성을 보여주는(아니 보이게 만드는) 모습을 확실하게 모순되게 이해시키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아마도 어떤 분은 본문의 내용 속에 들어 있는 성적인 코드의 해석이 불편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죠. 하지만 아이유양 스스로 몇 년 전부터 소녀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발언들을 해왔고 이번 'CHAT-SHIRE'를 통해 확실하게 자신을 쉽게 규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스물셋 이제 정말 아가씨 태가 나는 것도 사실이고 성숙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딘가 좀 덜 자란 느낌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우리는 그렇게 믿어주고 속아주면 된다고 하는군요. ㅎㅎㅎ
다른 글에서 좀 더 제대로 언급하겠지만 누군가를 자신의 잣대로 함부로 이미지화하고 '너는 이런 애야'라고 멋대로 단정하는 것은 영화 '미저리'에서의 그 여주인공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유양은 이번 '스물셋'에서 자신에게 제발 그런 시선을 거두어 달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나 나올법한 말이기도 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해야 한다고... (그렇게 배웠습니다..라고 한다면... ㅠㅠ) 하지 않나요? 정말 지은양을 아끼신다면 이제 자신의 갈 길을 스스로 찾아가게 된 한 명의 인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쇼케이스에서 밝혔듯이 아이유양은 지금 에너지가 넘쳐나는 시기라고 하네요. 잠시도 쉬지 못하는 워커홀릭 누렁이 황소 아가씨니까 아마 지금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콘서트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으니까 지은양도 우리도 모두 에너지 꽉꽉 담아서 콘서트에서 빵~ 터뜨려 보았으면 하네요. 그 시간까지 모두 평안하시길~~~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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