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CHART-SHIRE(2015)

'CHAT-SHIRE' 는 불친절한 앨범?

류겐 2015. 10. 26. 13:53

 

 

 

 

'CHAT-SHIRE' 라는 앨범이 나오고 하루 하루 귀가 즐겁습니다. 다들 그러시죠? ^^; 일주일 넘도록 타이틀곡 '스물셋'이 여러 차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죠. 사실 '스물셋' 이 가사로만 보면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는 노래임에도 'IU' 라는 이름값과 경쾌하면서 통쾌한 듯한 내용이 통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여러 커뮤니티의 반응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요. 이번 'CHAT-SHIRE' 에 대한 호불호가 은근히 갈린다는 걸 보셨을 겁니다. 제가 종종 본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아이유 팬이지만 이번 앨범은 나하고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라는 것이었죠. 대체 그들은 어떤 아이유 팬이었기에 이번 'CHAT-SHIRE'가 본인하고는 맞지 않는다고 하는 걸까요?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그야말로 너무나 다양해서 몇가지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합니다. 그 중에 이해하기 쉬운 얘기를 하나 하자면 'Easy Listening' 라는 것이 있죠. 그냥 단어 그대로 듣기 쉽다라는 것인데요. 뜬금없는 토익에나 나올것 같은 소리냐? 라고 하실 수 있지만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얘기에 관련이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언급한 겁니다. 

 

 

 

 

 

 

 

대중적으로 아이유라는 가수의 포지셔닝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화두를 던지면 거의 대부분 아이돌? 아티스트? 뭐 이런 반응으로 이어집니다. 아주 냉정하게 일반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보자면 'CHAT-SHIRE' 이전까지의 아가수는 귀엽고 예쁜 '좋은날, 너랑나, 분홍신' 스타일의 가수입니다. '꽃갈피' 라는 리메이크 앨범이 아이유양을 아티스트로 인식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아이유 하면 '좋은날, 너랑나' 입니다. 

 

 

이것을 딱히 부정할 이유가 없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스런 무대를 소화해내는 여성 솔로 가수로는 아이유양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에게 집단으로 나와서 군무와 섹시함으로 어필하는 걸그룹 중에 혼자임에도 오히려 다수의 걸그룹들보다 군계일학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었던 그 아리따운 소녀가수의 인상은 쉽사리 지울 수 없는 것이죠. '분홍신' 에서 나름 성숙함을 어필하려 시스루룩 등을 동원했어도 전체적인 컨셉이 동화여서 그런지 대중들은 여전히 그런 인상을 머리 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시 '이지 리스닝' 이라는 단어로 돌아와서 말해보자면... 지금까지 대중들이 아가수에게 느끼는 인상이 바로 그 듣기 쉬운 노래를 하는 가수였다는 겁니다. '듣기 쉽다' 라는 것에는 또 많은 뜻이 있을 수 있는데요. 간단하게는 노래 자체가 둗기도 쉽고 따라하기도 쉽다는 것과 음악적인 분석을 해도 쉽사리 이해가 가는 그런 노래들을 대중에게 어필해왔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좋은날, 너랑나, 분홍신' 등의 노래들은 들으면 바로 장면이 연상되거나 하는 그런 노래들이죠.(너랑나는... 솔직히 좀... ㅎㅎ) 

 

 

참 길게 얘기한 것 같은데 결국 이번 'CHAT-SHIRE' 이전까지의 아가수의 노래들을(일반 대중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수록곡들을 제외한 대게의 알려진 타이틀곡들) 대중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듣기 쉽다' 였다고 한다면 '스물셋' 으로 대변되는 이번 미니의 타이틀곡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라는 겁니다. 왜??? 그럼 '스물셋' 이, 'CHAT_SHIRE' 가 그렇게 쉽지 않은 인상을 주는 걸까요?

 

 

 

 

 

 

 

아시다시피 '스물셋' 의 작사는 지은양이 하였습니다. 딱히 '스물셋' 만이 아닌 모든 곡의 작사를 아이유양이 했죠. 무척이나 팬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번 'CHAT-SHIRE' 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이 작사에 대한 것이기도 한데요. 어찌되었든 남이 만든 노래를 부르던 싱어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가 보였기 때문일 겁니다. 

 

 

앞서 아가수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대해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는 가수로서 목소리로 가사를 표현해내는 능력과 더불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정확한 발음 또한 그것을 빛나게 해주는 지은양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스물셋은 잘 안들린다' 라는 반응이 정말 많죠. 저는 정말 잘 들립니다만...ㅎㅎ 암튼 그런 반응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앞서 말씀드린 그런 아가수의 좋은 장점, 즉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는 아이유만의 익숙함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라고 봅니다. 

 

 

'스물셋' 을 포함하여 'CHAT-SHIRE'에서 아가수는 아주 절묘한 보컬 컨트롤을 보여주는데요. 음의 높낮이, 톤, 음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가사의 표현력을 극대화합니다. 가사 자체가 해석의 여지가 많고 그것을 표현해내려고 다양한 목소리를 사용하다보니 당연히 목소리가 잘 안들린다라는 반응이 나올수 있죠. 여기서 그 'Easy Listening' 이라고 말했던 것의 딜레마가 나옵니다. 

 

 

일반 대중들에게 듣기 쉬운 노래를 해오던 소녀 디바가 이번에 들고나온 미니 앨범은 이제까지의 인상을 확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가사 자체도 상당히 도발적인데다가 그 또렷하게 들리던 목소리까지 제대로 들리지 않기까지 하니 말이죠. 더군다나 '스물셋' 의 가사 또한 생각의 여지가 많은 내용으로 한 번에 장면이 연상되는 그런 곡이 아니니 일반 대중들 심지어 아가수의 팬이라고 하는 분들에게까지 호불호가 갈리는 현상이 보이는 겁니다.

 

 

 

 

 

 

아마도 다음에 쓸 글에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이번 'CHAT-SHIRE' 를 프로듀싱 하면서 아이유양의 고민이 상당했을 겁니다. 곡의 컨셉을 잡아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 뿐만이 아니라 공개된 이후의 반응까지 살펴야 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이자 책임인 것(V앱, 멜론 라디오에서 그런 고민들에 대해서 언급했었죠.)이기 때문에 지은양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의 장점을 희석시켜가면서 까지 자신이 하고픈 말을 녹여내어야만 했을까? 하는 그런 고민이 굉장히 많았을리라고 봅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결국 한쪽을 얻으면 어느 한쪽은 잃게 마련입니다. 이번 'CHAT-SHIRE' 가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대환영하고픈 앨범이지만 코어팬이 아닌 라이트팬에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수도 있는 앨범이라고 봐요. 평론가들은 아이유양에게 드디어 껍질을 깨고 아티스트의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라고 하지만 일반 대중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오빠가 좋은걸~'의 소녀 디바를 그리워 합니다. 과연 지은양이 앞으로의 행보에서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할 지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늘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이기에 알아서 잘 할거라고 봐요. ^^;

 

 

아... 아무리 그래도 진짜 '스물셋' 의 무대를 단지 콘서트를 찾아온 팬들만이 볼 수 있다는건 정말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얼핏 봐도 상당히 멋진 무대일텐데 말이죠. '하루끝' 또한 방송 무대 없이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터라 같은 아쉬움이 있었는데... 지은양이 얼핏 '유희열의 스케치북' 이라면... 하고 흘린 것이 있는만큼 한 번 정도는 무대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중들이 아쉬워 하는 부분을 그렇게라도 조금은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쩝... 

 

 

어쨌거나 이제 콘서트가 딱 3주 남았습니다. ㅋㅋ 팬사인회도 가고픈데 워낙 아이유양 팬들이 많아져서 과연 이번에도 할 수 있을런지... 자금 사정도 별로인지라 '모던 타임즈' 때처럼 과감한 배팅도 못할 것 같구요. ㅠㅠ 나름 기대하는 사인이 있는터라... 꼭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응모해보렵니다. 그럼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