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Modern Times(2013)

3집 모던 타임즈의 클린업 트리오

류겐 2014. 6. 13. 16:58

 

 

 

ㅎㅎ 한 동안 인터넷이 안되는 환경에서 생활하다가 도저히 불편해서 못살겠다 싶어 블루투스 키보드라는 걸 구매했더니 이거 정말 신세계네요. ^^; 덕분에 폰에서 글 쓰고 있습니다. 진작 이렇게 할 껄 그랬어요. ㅠㅠ 

 

 

클린업 트리오라고 아시나요? 야구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단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야구에서 가장 강타선이라고 할 수 있는 3, 4, 5번 이 세명의 타자를 클린업 트리오라고 합니다. 1, 2번을 테이블 세터, 즉 점수를 낼 수 있는 상을 차려주는 선수들이라고 하고 이후 가장 강한 선수들이 그 밥상을 떠먹는 역할을 한다는 뭐 그런 뜻이죠.

 

 

제목에서 느껴지시겠지만 이른바 '3집 모던 타임즈 의 클린업 크리오' 는 '입술 사이', '분홍신', '모던 타임즈' 입니다. 특별히 따로 지정하지 않아도 공교롭게도 3, 4, 5번 트랙이네요. ^^; 그리고 딱히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 세 곡이 3집의 핵심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고 봅니다. 뭐 아닐 수도 있구요. ㅎㅎ

 

 

지난 2집 '라스트 판타지' 는 정말 판타스틱한 앨범이었습니다. 이른바 '아이유배 작곡 배틀' 이라고 까지 불리웠던 엄청난 작곡가들의 향연이었죠. 좋은 곡들이 정말 차고 넘치도록 많아서 팬들에게는 정말 고맙고 행복한 앨범이었습니다. 다만... 이 작곡가진들의 위용이 너무 거세서 아이유양이 그 위세에 좀 휘둘린것 아니냐? 하는 평가들이 좀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들었던 지적... 앨범의 구성과 방향성이 조금 애매하다는 평가.. 분명 코스 요리를 시켰는데 메인 요리만 나오더라.. 라는 뭐 그런 얘기들이 좀 있었죠.

 

 

그런 것들을 의식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난 3집 '모던 타임즈'는 이런 구성요소에 대해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가수가 직접 첫 트랙은 뭔가 새롭고 신선하길 원했다고 했던것처럼 '을의 연애'라는 경쾌하면서 중독성 있는 반주와 재기발랄한 가사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죠. 인트로인 '을의 연애'에서 시선을 확 잡아끌고서 두번째 트랙인 '누구나 비밀은 있다' 로 앨범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후에 나오는 앞서 말씀드린 3집 '모던 타임즈'의 클린업 트리오들. 먼저 3번 트랙 '입술 사이'는 어찌보면 '라망'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라망'에서 지은양은 성숙한 느낌의 보컬과 감성을 시도했습니다. 이후에 노래를 망친것 같다는 후회를 보여주었지만 당시 나이 열 아홉이었으니 쉽지 않았던 것이 당연했겠죠.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러 아가수는 '입술 사이'에서 성숙을 넘어 농염함까지 느껴지는 끈적한 보컬을 보여주었습니다. '쇼케이스'에서 라이브로 들었던 '입술 사이'는 살짝 놀랄 정도의 성숙미를 들려주었죠. '입술 사이'는 음원으로 듣기보다 라이브로 들어야 그 진가가 느껴지는 그런 곡 같습니다. 언젠가 이 곡도 소극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로 다시 느끼고 싶네요.

 

 

 

 

 

 

최강의 강타자라고 불리우는 4번의 '분홍신'. 노래 자체가 가지는 난해함 때문에 솔직히 많은 지인들이 '별로다' 라는 평가를 서슴없이 하곤 했던 곡입니다. 그럴 때마다 쓴 웃음을 지으며 '무대를 같이 봐야 한다' 고 말하곤 했지만, 사실 잘 들어보시면 매우 좋은 곡입니다. 귀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지요. '너랑나'의 inst. 버전도 엄청났지만 이 '분홍신' 또한 가수의 목소리가 없어도 그 자체로 대단히 훌륭한 연주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가수가 여기에 다양한 목소리로 변화 무쌍한 곡에 매력을 더해주니 훨씬 더 멋진 노래가 된 것이지요. 계속 듣다보면 지은양이 정말 이 '분홍신'에 온갖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한 사람이 부르는 것인데 어찌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로 소화할 수 있는 것인지... 지금도 '분홍신'을 들을 때면 무대 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유양이 떠올라요. ^^ 아.. 이놈의 공방 후유증...ㅎㅎㅎㅎ

 

 

 

 

 

 

그리고 마지막 5번인 '모던 타임즈'. 지난 2집에서도 앨범명과 제목이 같은 노래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모던 타임즈'라는 앨범명과 같은 곡이 실려있었습니다. 처음 이 노래를 '쇼케이스'에서 들었을 때는 '굉장히 쉽고 평이하다' 라는 느낌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이 '모던 타임즈'가 가지는 매력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앞서 '분홍신'에 아가수가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았다고 했는데 이 '모던 타임즈' 또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노래는 아이유 라는 가수의 보컬이 가진 매력이 잘 표현되고 있지 않나.. 싶네요.

 

 

간단하게 이 노래를 다른 가수고 소화한다면 어떨까? 를 떠올려보면 딱히 생각나는 가수가 없더군요. 물론 제 식견이 짧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늘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귀에 착착 감기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집의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2집의 '비밀'에서도 작곡가 정석원님과 좋은 호흡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가수와 정석원님 둘의 호흡이 꽤나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기대하면 욕심일까요? ^^;

 

 

정규 3집 모던 타임즈가 나온지 어언 8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새삼 뭔 얘긴가 싶겠습니다만...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것들이라서 뒤늦게 꺼내봤습니다. 사실 한 곡 한 곡 소중하지 않은 곡들이 없는데 특히나 리패키지로 선보인 '금요일의 만나요' 같은 경우 솔직히 위에서 언급한 세 곡보다 더 할 나위 없는 아이유표 노래 라고 생각해요. 나온지 6개월이 다 되도록 엄청난 롱런을 하며 사랑받고 있는데 다음 앨범에서는 더 좋은, 더 많은 아가수의 자작곡들을 들을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