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배우 밤샘 촬영을 했다네요. 아침 출근길이 제법 춥던데 밤새 추위에 떨었을 지은양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좀 그렇네요. 암튼 스스로 선택한 고생길이니 하는 동안 재미있게 즐기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아마 지금은 거의 기절해 있겠죠? ^^;
지난 단독 콘서트가 다가오기 전에는 뭔가를 준비한다는 것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고 마음 속에 다른 빈자리가 생길 여지도 없었습니다. 근데 막상 콘서트가 끝나고 나니까 허전함과 약간의 허무함까지 밀려오더군요. 덕분에 이런 저런 글을 마구마구 써야지~ 했던 생각들이 슬금슬금 한 켠으로 도망가 숨어버리고 말았네요. 쩝...
송년회, 망년회로 요즘 주말이 바쁩니다. 우습게도 어제 25년 지기들과의 모임에서 아이유양에 대한 얘기를 한 보따리 내놓았네요. 제가 어느 정도 팬인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을 몰랐다는 반응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미디어를 통해 스타를 보는 정도에 그칩니다. 어찌되었든 스타와의 만남도 결국 사람 대 사람의 관계이고 모든 관계는 서로가 주고 받으면서 커가는 것이기 때문에 바쁜 성인들이 굳이 그런 시간까지 내고 싶지 않은게 당연하겠죠.
송년회에서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넌 여유 시간이 많은가보다" 였던것 같네요. ^^; 사실 여유 시간이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겠죠. 저 또한 이런 팬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곳에서 시간을 남기려는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을 얻으려고 사실 아침부터 종일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일을 했네요. ㅠㅠ 암튼 여기 계신 지은양을 아끼는 모든 분들이 그러하겠죠. 그것 하나로도 모두 대단하신 겁니다~ ^^;
언젠가 들었던 것인데, 일본에서 아이돌이란 "어릴적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국에서의 아이돌들이 엄청난 시간 동안 단련되어서 어찌보면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반면, 일본은 조금 모자라지만 그들이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만족한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듣고 코웃음을 쳤습니다. 역시 오타쿠의 나라 일본이라는 둥, 결국 소비자들에게 모자란 상품을 내놓는거 아니냐는 둥.. 하면서요.
그러다가 문득... 내가 현재 생각하는 아이유라는 연예인은 어떤 모습인가? 를 조금은 차분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유양의 팬분들 중에는 초기 팬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아마도 '좋은날' 이후에 유입된 분들이 꽤 많으실 겁니다. 가수 아이유의 팬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모양이 갖춰진 아가수를 보고 팬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아이유양을 아이돌로 분류한다고 하면 반발하는 팬분들이 적지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뭔가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동경하며 아가수의 팬이 된 경우가 많으시겠죠. 하지만 지은양 스스로 아티스트로서의 아이유도, 아이돌로서의 아이유도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욕심꾸러기 발언을 한터라 무조건적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완성을 바라기도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면 '배우 아이유' 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이미 지은양은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겠다고 했으니까 현 상태에서 아이유양을 오로지 가수라고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점점 팬들에게 인정받고 연기자로서의 아이유도 사랑을 받아가고 있지만, 역시 그 중에는 아마 '나는 가수 아이유만 좋아~' 라거나 '나는 배우 아이유만 좋아~' 라는 식으로 아이유양의 한 부분만을 좋아하는 분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더 솔직히 유애나에서도 가수 아이유만을 원하는 분들도 꽤 있으시겠죠. 아직 배우로서는 가수만큼의 입지를 갖지 못한 아이유양입니다.
정리해보면 가수로서의 아이유는 현재 뮤지션과 아이돌 모두 손에서 놓고 싶지 않습니다. 뮤지션으로서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고 아이돌로서 발랄하고 화려한 모습 또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배우로서의 아이유 또한 연기가 즐거우며 자신의 삶 속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중입니다. 아... 이 욕심많은 누렁이 황소 아가씨를 어찌해야할까요... ^^;
앞서 말씀드린 '일본에서의 아이돌이란?' 이라는 생각을 현재 아이유양에게 대입해보니... 결국 저도 이 아이유 라는 연예인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가수로서 아이유양은 물론 정상의 자리에 있었고 언제든지 본인이 노리면 올라갈 수 있는 능력(본인의 가수로서의 자질 + 주변의 도움, 협력)을 지녔습니다. 그럼에도 본인 스스로가 더 발전해야한다고 하고 있죠. 이번 단독 콘서트 마지막 공연에서 새삼 새로운 것들을 깨닫게 된다고 스스로 말한 바와 같이 스물 한 살의 가수 아이유는 여전히 성장 중에 있습니다.
배우로서는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네요. 연말 KBS 주말드라마 신인상 부문에 분명 노미네이트 될텐데 개인적으로는 수상이 유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의 이름에서도 보시다시피 배우 아이유는 아직까지 신인입니다. 스폰지처럼 마구마구 흡수하고 싶어하는 그런 상태죠. 요즘 보통이를 볼 때마다 정말 흐뭇합니다. 개인적으로 '드림하이'에서의 필숙이의 연기는 당시 제 높은 커트라인으로 볼 때 아이돌의 연기체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후로 '최고다 이순신' 에서의 아배우는 세월을 훌쩍 넘어서 '나는 이제 배우에요~' 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생겼던 계기였다고 보구요. 이번 '예쁜 남자'를 보면 '연기 안했으면 답답해서 어떻했을까?' 싶을 정도로 역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점점 성장해 나가는 지은양을 바라보다보니 결국 제가 지은양을 바라보는 관점이 일본에서 말하는 아이돌의 정의와 하등 다를바가 없더군요. ㅎㅎ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그 만화 속 농구 감독인 안감독은 주인공 강백호를 보며 "하루 하루 성장해 가는 선수를 보는 것은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다" 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그렇네요. 제가 지은양에게 딱히 뭔가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녀가 걸어가는 길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제게 큰 기쁨이 됩니다.
"인생은 끊임없이 질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찬스다"
얼마전 지은양이 '아침창' 라디오 방송에 찾아왔을 때 김창완님이 들려주신 너무나도 멋진 말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미 아이유양은 저 말대로 살아오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저 같은 팬들은 흐뭇할 따름이구요.
혹시 '밥 로스'라는 분을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 유화를 그려가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던 분입니다. 그 분이 늘 슥슥 그려가면서 '참 쉽죠?' 라고 하면 정말 쉬워보였는데 막상 완성된 모습을 보면서 다시 내가 저걸 그려볼 생각을 하면 엄두가 안나는 그런 모습... 이런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장인이라고 하죠. 아이유양이 어떤 모습의 장인이 될 지 아직은 모릅니다만, 이제 겨우 20년하고도 7개월째의 삶을 살아가는 이지은이라는 사람의 인생은 일반 사람들보다 더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을 감고 걸어도 좋은 길을 선택하겠지만 그저 한 명의 팬으로서 지은양이 행복한 길을 선택하길 바라네요.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내일도 비 소식이 있는데 이런 날씨면 아마 눈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안그래도 지하철이 파업을 해서 출퇴근길이 복잡한데... ㅠㅠ 옛날 이 맘 때 쯤이면 비록 날은 춥더라도 거리 곳곳에 울리는 흥겨운 캐롤과 딸랑거리는 구세군 종소리가 마음을 훈훈하게 해줬습니다. 많이 퇴색해버린 요즘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때가 다가오면 혼자 조용히 이어폰을 꼽고 머라이어 캐리의 캐롤을 듣네요. 그리고 괜시리 옛 추억에 미소 짓습니다. 2집 'Last Fantasy' 의 'Teacher' 가사 속에 나오는 '모든게 그렇듯 행복도 습관이거든~' 이라는 가사가 이럴 때마다 느껴지네요. 그럼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My Life for 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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