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라는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가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아티스트에서 네번째로 소개드릴 분은 김광석님입니다. 소위 말하는 전설의 레전드 같은 분인지라 참 소개하는 것 자체가 좀 두렵기도 하네요. 여러번 생각해봐도 이번에는 김광석님이다.. 라는 생각이 확실해져서 일단 글을 쓰고 보자~ 라는 맘으로 시작합니다.
1. IU와의 관계
잘 아시다시피 김광석님은 이미 고인이 된 인물입니다. 김광석님의 시간은 1996년 1월에 정지되어 있죠. 우리가 현재도 기억하는 김광석님의 얼굴은 딱 1996년까지의 그의 모습입니다. 제가 96년 1월에 운전면허 학원을 다녔는데 당시에 김광석님의 자살 소식으로 세상이 참 떠들석 했었죠. '천재의 죽음' 이라는 한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에 세상은 그의 죽음을 안따까워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김광석님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라는 등의 증권가 찌라시가 도는걸 보면 그는 시간을 뛰어넘는 천재였음이 분명한 것 같아요.
아이유양과 김광석님은 당연하게도 서로 만나 적이 없습니다. 지은양이 93년생이니까 막 4살이 되었을 때 김광석님이 세상을 떠나버렸네요. 과연 그가 살아있었다면 다른 아티스트들처럼 아가수를 사랑해줬을까? 하는 궁금함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전혀 만난적이 없는 둘이지만 지은양이 한참 SKT 광고모델을 할 당시, 광고기획에 의해 둘은 영상으로 조우하게 됩니다. '서른 즈음에' 라는 곡을 둘이서 부르는 장면을 연출하며 서로 한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꿈을 보여주었는데요. 광고 기획 자체는 김광석님과 아이유양의 이뤄질 수 없는 합동 무대도 이렇게 이뤄낼 수 있다는 식의 무한 가능성을 말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광고 때문에 많은 김광석님의 팬들이 고인을 능욕했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광고에서 김광석님은 평소 무대에서처럼 라이브를 하고 아가수가 화음을 넣는 형식으로 두 사람은 시간을 뛰어넘는 만남을 가졌네요.
<SKT 현실을 뛰어넘다 -김광석, 아이유>
이 광고에 지은양과 김광석님을 굳이 이어놓은 까닭은 뭐였을까요? 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실 기타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은양은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였을 뿐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는 그다지 단단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여전히 대중에게 지은양은 그저 아이돌일 뿐이죠. 그런 상황에서 통기타치는 어린 여가수 하면 떠오르는 아가수를 역시나 포크계의 레전드인 김광석님을 연결시키는건 아주 심한 비약은 아니었을 겁니다. 더군다나 당시에 나가수와 세시봉의 인기로 통기타가 꽤나 인기가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또 한가지 팬심 가득한 마음을 담아서 추측하자면 소위 말하는 선배 뮤지션들이 댄스, 아이돌 일색인 젊은 가수들 사이에 과거의 향수를 기억하며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소녀 디바를 발견하고 이렇게 저렇게 도움을 주고 있는 와중에 그들의 생각과 기대가 아이유라는 가수를 마치 김광석님의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높은 뮤지션으로 보이게 하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아가수와 김광석님 간의 공통점은 뒷 부분에서 좀 더 말해보고 싶네요.
명확한 출처가 기억이 안납니다만 지은양이 기타를 배울 때 김광석님의 노래를 접했었다 라는 내용이 생각나네요. 김광석님의 노래를 아시는 분들은 그의 노래가 그렇게 복잡한 세션으로 이뤄진 것들은 별로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저도 청소년 시기에 통기타 좀 배울 때 김광석 노래집이었나? 암튼 그런거 보고 기타줄 좀 팅겼던 기억이 나니까요. 지은양이 작년 '파주 포크 페스티벌' 등과 같은 콘서트에서 통기타로 연주하며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도 정말 기타 하나만으로도 풍부하게 표현될 수 있는 곡이죠.
기타 얘기를 하다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나와버렸네요. 지은양이 김광석님의 노래를 부르고 다니기 시작한 건 2012년 2월 11일 올림픽 공원에서 있었던 '김광석 다시 부르기' 추모콘서트에 나가면서 부터입니다. 당시 지은양 멘트가 참 재미있었는데요. "사실 김광석 선생님이 저에겐 전부 다 어려운 곡이다. 기왕 전부 다 어려운 곡들이라면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어려운 곡을 부르자. 그래서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르겠다." 이렇게 말했었죠. ㅎㅎ (원곡은 김목경씨가 불렀습니다. )
당시에는 기타 반주는 따로 하고 노래만 불렀습니다. 확실히 박자도 그렇고 당시 불렀던 노래와 가장 최근에 불렀던 'MBC 리모콘'에서의 노래는 좀 다르네요. 추모 콘서트에서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뭔가 좀 매끄럽고 예쁜 느낌이 있어서 그냥 딱 들어도 김광석님의 노래를 아이유라는 귀여운 여자 후배가 불렀구나.. 싶었는데, 리모콘에서 부른 그것은 그 때와 달리 뭔가를 좀 더 알고 부르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추모 콘서트 이후로도 많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니까 어쩌면 당연한 변화일 수 있겠습니다. 두가지 버전을 모두 한 번 들어보시면 아마도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을 겁니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추모 콘서트 - 아이유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2012.10.17 MBC 리모콘 - 아이유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광석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김광석
작사, 작곡 김목경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 시험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 머리가 늘어가네
모두가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못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잘 들어보셨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지은양이 추모 콘서트에서 불렀던 노래에서는 김광석님을 느끼지 못했지만 콘서트와 리모콘 등에서는 확실히 김광석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김광석의 시대
김광석님은 1996년 1월 6일 자신의 자택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가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17년이 지는 지금에도 여전히 대중과 선후배 뮤지션들이 그를 추모하고 여전히 그의 노래를 부르는가? 에 대해 궁금해 본적이 없으신가요? 네이버 지식인에 보면 김광석님에 대한 질문글들이 참 많습니다. 김현식, 유재하와 더불어 일찍 세상을 등진 뮤지션으로 알려진 김광석 이라는 이름 세 글자...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가 궁금하다는 것은 결국 시대를 뛰어넘는 음악적 매력이 여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네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 동물원. 이 그룹들이 익숙하시다면 아마 적어도 30대 정도는 되실 거라고 봅니다. 김광석님은 이 그룹들을 거쳐갔는데요. 노찾사 시절에는 딱히 본인의 노래는 없었고 동물원 시절에는 2집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라는 멋진 곡을 노래합니다. 노찾사는 소위 말하는 민중가요를 부르는 그룹으로 유명했는데요,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 교실에서 들려주셨던 노찾사의 '사계'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당시에는 어려서 누구의 노래인지도 뭘 위한 노래인지도 잘은 몰랐지만 어렴풋하게 느껴지는 저항 같은 느낌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고 뭐고 없어서 정보의 습득이 지금처럼 쉽지 않았죠...)
김광석님은 1964년생입니다. 소위 말하는 386세대라는 것이지요. 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신 분들은 당시가 어땠는지 기억하실 겁니다. 늘 거리에 최루탄 냄새가 떠나지 않았고 대학생들은 의례껏 시위를 하는게 당연할 정도였던 저항의 시대였습니다. 굳이 여기서 군사정권이 어쩌니 하는 정치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시 시대상의 설명 없이 김광석님에 대해서 말하기는 좀 어렵거든요. 김광석님 또한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386세대분들에게는 그런 시대상들 때문인지 몰라도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일종의 세대적 강박 관념이 없지 않았습니다. 다같이 행복해져야 하고 옳지 못한 것에 저항해야 한다는 그런 신념 같은 것이 당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였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가 민중가요를 부르며 저항을 외쳤다는건 아니구요. 가만히 김광석님의 노래를 들어보면 대부분 무언가 외치는 듯한 작은 울림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안치환님과 같은 격렬함이 아닌 조용한 들판에 부는 바람같은... 작은 방 안에서 홀로 연주하는 외로움 같은 작은 울림이 있었던 것 같네요.... 작년 파주 포크 페스티벌에서 안치환님이 김광석님을 추모하며 노래를 부른게 아직도 귓가에 선합니다.
시대 배경 같은 무거운 얘기는 이제 그만하구요. 가수 김광석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게 된 것은 1991년 정규 2집 타이틀인 '사랑했지만' 이 히트하면서 부터입니다. 김광석표 노래라고 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는 노래이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지만, 어찌 되었든 이 노래로 김광석님은 대중에게 이름 석자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사랑이라는 이유로' 와 '그날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이 곡들이 좀 더 김광석님의 노래라고 생각하거든요.
YouTube 링크 - 김광석 '사랑이라는 이유로'(라이브)
1992년 3집 타이틀 '나의 노래'를 통해 김광석님은 포크락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해 갑니다. 자신에 대한 고백을 특유의 담백한 음성으로 말하는 '나의 노래'는 그 스스로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대중에게 말하고자 한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네요. 저 또한 김광석님에 대해서 제대로 느끼기 시작한 노래는 이 '나의 노래'였습니다.
1993년에는 본인이 불렀던 노래들을 모은 '김광석 다시 부르기 1' 이라는 앨범을 발표하는데요. 이 앨범에 그 유명한 '이등병의 편지'가 있지요. 그러고보니 지은양이 이 노래도 불렀었군요. 작년 성시경의 소극장 콘서트 때 당시에 곧 입대하게 되었던 아가수 직찍으로 유명한 '미스터 신'님을 초대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저도 그 콘서트에 갔었는데... 아가수가 언제 오는지 몰라서 엄한날 갔어요. ㅠㅠ 미스터신님 '이등병의 편지' 들으면서 펑펑 울었다고....ㅎㅎ '이등병의 편지'는 수많은 영화, CF에 쓰여질 정도로 명곡인지라 아마 김광석님은 몰라도 이 노래는 아실거라고 봅니다. 지금 정서하고는 조금 다른부분이 있지만 입대를 앞둔 분들에게는 흐르는 하모니카 소리가 심금을 울리는 듯한 노래입니다.
YouTube 링크 - 김광석 다시 부르기 1 '이등병의 편지'
1994년에 4집을 발표하는데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김광석님의 싱어송 라이터의 이미지는 이때부터가 본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전까지 본인이 만든 노래가 히트한 것도 거의 없었고 사실 편곡 외에는 많은 참여가 없어보였거든요. 4집 타이틀인 '일어나'는 이것이 포크송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노래로 가사가 맘에 와닿는 노래입니다.4집에도 주옥같은 명곡들이 많은데요. 영화 '클래식' OST로도 많이 알려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음악평론가들이 '19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30' 에서 1위로 꼽은 '서른 즈음에' 가 있습니다. 앞서서 SKT 광고로 소개해드렸던 서른 즈음에는 반드시 제대로 들어보시길 추천하겠습니다.
YouTube 링크 - 김광석 4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1995년에 발매된 '감광석 다시 부르기 2'는 그의 포크가수로서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 앨범은 '대중음반 100대 명반' 중 25위에 오른 명반입니다. 지은양이 계속 불러온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도 이 앨범에 있지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도 밥 딜런의 곡으로 유명합니다. 아니러니한 세상을 위트와 역설적인 가사로 풀어낸 노래였네요.
YouTube 링크 - 김광석 다시 부르기 2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이후 김광석님은 1996년 1월 3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지게 됩니다. 사망의 배경에는 여러가지 얘기가 있지만 이제와서 고인의 명예를 제 서툰 글로 더럽히고 싶지는 않네요. 그저 17년전에 멈춰진 그의 노래가 아직까지 그립고 목마름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뒤를 이어서 그와 같은 노래를 부르는 이가 보이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그는 늘 '나'를 노래했습니다. '김광석'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노래 속에 '나'를 노래했죠. 그 '나'에 대중들은 자신을 투영했습니다. 김광석님이 뛰어난 면이 그것이었죠.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그 노래속 주인공이 되게 만드는 노래 그리고 가수. "그것이 김광석이다" 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소개해드린 곡 외에도 주옥같은 곡들이 훨씬 많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유튜브를 검색해서라도 들어보시고 감동이 있으시다면 앨범도 구매해 보시길 권장할께요. 이제 아가수와 김광석님에게서 느껴지는 동질감? 이랄까요? IU 라는 1993년에 태어난 가수가 1996년에 작고한 김광석님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습니다.
3. IU에게서 보이는 김광석이란..
솔직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아가수가 겸손하니깐 팬인 저도 겸손한척... ^^; 이 대선배인 김광석님과 아이유양은 어떤 동질감을 갖고 있을까요? 지은양이 작년 '파주 포크 페스티벌'에 초대되어 갔습니다만... 엄연히 말하자면 지은양은 포크 가수가 아닙니다. 포크 가수로서의 면면과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 포크가수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요. 통기타 들고서 노래한다고 모두가 포크 가수인 건 아니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파포페에 지은양이 초대된 것은 다분히 흥행을 노린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앞서서 김광석님이 어떤 노래를 하는 가수였는지를 얘기해 보았습니다. 김광석님도 그렇고 역시나 작고한 김현식님도 그렇고... 노래를 부를때 마치 말을 하듯이 그 노래를 표현하는 그 능력이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면에서는 둘 다 천재라고 할 수 있었지요. 물론 현재에도 그런 좋은 표현력이 있는 가수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세상에 다시 비춰준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었지요. 단지 목청이 크고 현란한 기교를 부리는 것이 노래의 전부가 아닌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가수다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3부에서 소개한 이소라님 또한 기교파가 아님에도 누구도 그녀의 가창력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름돋을 정도로 표현력이 뛰어난 가수지요.
지은양 또한 표현력이 뛰어난 가수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작곡가들이나 프로듀서들이 아가수를 칭찬할 때 하던 말이 곡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내서 그대로 불러내는 그 표현력이라고 하였지요. 제가 처음에 '잔소리'나 '좋은날'로 아이유라는 가수가 신드롬을 일으킬 때도 시큰둥했던 것은 그 때까지도 지은양은 그냥 그런 노래를 부르는 대중가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로 그녀가 부른 다른 많은 곡들을 들어보며 아이유 라는 가수는 결코 그런 가수가 아니구나... 그녀가 부르고자 하는 노래와 잘하는 노래는 또 따로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된 후로는 제 앞으로의 삶 속의 노래를 전부 지은양에게 맡기고 있지요.
'미운 오리'를 들으면서 뛰어난 스토리 텔링을 느꼈으며 '레인 드랍'을 들으면서 소나기가 내리는 길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차를 타고'를 들으면서 마치 강원도 산자락으로 올라가는 기차칸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첫 이별 그날 밤'을 들을 때마다 환한 대낮에도 어둔 밤 불조차 꺼진 방 안에 홀로 있는 감정을 느낍니다. 어쩌면 '잔소리','좋은날','너랑나' 라는 지은양의 대표곡들도 그녀가 아니면 히트되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은양에게는 확실히 노래를 시각적인 장면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은 김광석, 이소라 라는 위대한 선배들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저는 IU 라는 어린 가수에게서 그런 가능성을 봅니다. 젊은 가수 중에도 좋은 표현력을 가진 가수가 많죠. 미디어로 소개되지 않지만 훌륭한 뮤지션들도 많지요. 단지 지은양만이 홀로 유일한 아티스트가 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말들로 아직 해보고 싶은 것들이 훨씬 많은 스물 한 살 지은양에게 무거움 짐을 지게 하고 싶지는 않구요. 다만 저는 아이유양의 발걸음을 묵묵히 지켜보며 따라가는 사람으로서 그녀의 발자취가 먼 훗날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저처럼 다른 후배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IU 라는 가수를 말할 때 그녀가 훌륭한 뮤지션이었노라~ 하고 말했으면 하는 그런 꿈을 꾸고 있을 뿐입니다. 지은양이 귀신 꿈 꾸지 말고 내꿈 꾸라고 했으니 이런 꿈 좀 꿔도 되겠죠? ^^;
김광석님의 존재감이 너무 대단해서 사실 제가 가장 아끼는 아가수지만 막상 들이대려니 쉽지가 않았네요. 그래도 다 쓰고 나니깐 좀 후련한 기분도 있습니다. 이제 정말 소개할 분들이 얼마 안남았군요. 아는 것도 없이 대단한 분들을 소개하려니 제 밑천이 다 드러나는 기분입니다. ㅎㅎ 지은양이 위 사진에서 웃고 있는 김광석님처럼 언젠가 뒤의 후배가 지은양을 바라보며 지금의 지은양처럼 웃게되길 바라며 글을 마칠께요. 언제나 긴 글 읽어주시는 분들, 그리고 소중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정말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P.S. : 아래는 김광석님의 '나의 노래' 가사입니다. 마지막으로 음미해보시길~
김광석 '나의 노래'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자그맣고 메마른 씨앗 속에서
내일의 결실을 바라보듯이
자그만 아이의 울음 속에서
마음에 열매가 맺혔으면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거미줄처럼 얽힌 세상 속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가지처럼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 세상 속에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있는 한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나는 마시고 노래하리
수많은 진리와 양심의 금문자
찬란한 그 빛에는 멀지 않으리
이웃과 벗들의 웃음 속에는
조그만 가락이 울려 나오면
나는 부르리 나의 노래를
나는 부르리 가난한 마음을
그러나 그대 모두 귀 기울일 때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리
노래는 멀리멀리 날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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