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가수의 신곡이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이미 BTS의 슈가와의 협업이라 생태계 파괴종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각종 기록을 다 깨뜨리며 차트 인했네요. 700명이 모자란 멜론 진입 이용자 수 20만 기록(199,327)이 좀 아쉽지만 이미 지금 기록으로도 당분간 깨기 쉽지 않을 듯싶긴 합니다. (2위가 BTS ON 123,489)
곡 설명을 들어보면 이번 '에잇' 또한 '스물셋' , '팔레트' 와 같은 지은양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하는데... 이전 곡들에 비해 곡이 가지는 무게감이 너무 무겁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마치 마룬 파이브의 곡들을 듣는 느낌이 드는 경쾌한 팝 리듬에 몸이 들썩들썩했는데 점점 가사가 들릴수록 마음이 가라앉게 되더군요.
'스물셋'의 치기 어린 반항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Palette] 앨범에서와 너무나 다른 정서여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물다섯 아이유의 현재 상태를 노래한 '팔레트' 보다도 '이지금' 의 연장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바로 이 하루 이 지금, 우리,
눈부셔 아름다워
나는 확실히 알아
오늘의 불꽃놀이는
끝나지 않을 거야
'이지금' 의 가사에서 보이듯이 지금 이라는 현재 시간이 매우 아름답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정도로 좋다는 감정을 이야기했는데요. 아가수의 정식 넘버는 아니지만 [Palette] 이후로 바로 이어졌던 콜라보 '누구나 아는 비밀(언니네 이발관)'에서도 이 지금과 영원에 대한 것을 말했습니다. '누구나 아는 비밀' 은 마치 '이지금' 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팬으로서도 매우 좋았네요.
알 것 같아 난 영원보다도 길고 더욱 소중한 것
그건 바로 지금이야 날 보고 있는 너를 보면
이 순간이 영원이야 바로 지금 우리 여기 이곳
중요한 건 지금이야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
이게 바로 영원이야 바로 지금 우리 여기 이곳
이렇게 '누구나 아는 비밀'에서 아가수는 지금과 영원을 연결해서 현재가 영원이고 그것이 소중함을 노래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약 3년이 지난 현재... 그때 노래했던 지금이 '해질 대로 해져버린 기억' 이 되어 버렸네요....
이번 '에잇' 뮤비에서도 역시나 아가수는 잠, 침대를 사용합니다. 팬분들은 다들 익히 아시겠지만 지은양에게 잠이란 정말 소중하고 소중한 것이죠. 이 장면이 참 슬프다고 느낀 것이 본인에게 매우 소중한 잠이라는 것을 자신을 떠난 지인들과의 추억을 만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아이유 양은 심한 불면증입니다. 잠드는 게 쉽지 않을 테고 꿈도 잘 못 꿀 듯싶은데요. '밤편지' 에서 잘 자라는 것은 사랑한다 라는 뜻이라고 했던 지은양이 선택한 잠이 이런 형식이라는 건 참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슬픔이네요.
이미 '에잇'을 많이 들어보셔서 곡에서 느껴지는 정서가 어떤 것인지 다들 아실테죠. '팔레트' 이후로 종현, 설리, 하라까지... 친한 지인들이 떠나갔습니다. '맘대로 왔다가 인사도 없이 떠나' 라는 가사는 사실 매우 공격적으로 느껴지는데요. 소중한 지인들을 잃은 상실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이런 걸 보면 여전히 지은양은 밤마다 이런 상실감 속에서 잠에 드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이런 상태로 [집콕시그널] 같은 방송에서 웃어야 하는 현실도 아이러니하구요.
'에잇' 이 워낙 잘 나왔고 BTS 까지 더해져서 전 세계 차트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에잇' 은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낼 것 같아요. 이미 빌보드 페이지까지 올라가 있고 트위터에서도 1순위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에서 지금이 바로 아가수의 전성기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가수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네요. 이미 커리어 자체로도 리빙 레전드로 가고 있는데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에 IU라는 아티스트가 널리 알려진다니... 생각만 해도 멋집니다. 자랑스러워요 아가수~
팬으로서 조심스러운 것은 예전 [꽃갈피] 때처럼 이런 성공을 아픔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그 때와 지금은 또 많이 다르니까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팬이라 이런 걱정도 하네요. 그래도 10년 동안 팬으로서 지켜본 지은양이라면 이런 상황도 이겨내고 돌파하리라고 봅니다. 이제 다시 '에잇'의 무한궤도 속으로 빠져들어야겠어요.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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