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아이유 이야기

정말 행복했던 2017 가요대전 사전녹화 공방 참여 후기

류겐 2017. 12. 26. 02:51

이런거 촌스러워서 안하는데 정말 오랜 만에 유애나에 글을 쓰는 것 같아 인사드리려고 합니다. 정말 오랜 만입니다. 정말 지옥 같은 ㄴㅎ 에서 정말 숨만 쉬고 일만 한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일에 치여 살았어요. 아직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울 콘서트 전주에 일단락 되어서 콘서트도 다녀오고 다시 카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매일 매일 들어와서 글은 읽어봤어요. ㅎㅎㅎ

 

콘서트가 끝난지 3주가 지났네요. 원래는 콘서트 후기로 컴백~? ㅠㅠ 을 하려고 했는데... 무슨 대단한 후기를 쓰겠다고 3주 동안이나 미적거리고 있는건지... 암튼 콘서트 후기를 적다보니 너무 일이 커지는 느낌에 자꾸 쓰다 적다 쓰다 적다 하며 시간만 가서 결국 이렇게 사전녹화 공방 후기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팔레트이후로 반년 만인가요? 이번 공방이 올해 마지막으로 지은양을 보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맘 먹고 신청을 했더랬습니다. 지난 '챗셔' 당시 가요대전 사녹에서는 어케저케하다보니 무려 1번이라는 영광을 안았었기에 이번에도 내심 그 날의 영광을 재현하리라~~는 무슨... 명단 발표된 것을 보니 54번.... 아... 팬심이 죽었는가보다 라는 반성과 함께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하는 맘으로 그저 일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사전녹화가 있던 크리스마스 이브~ 거리에는 커플들만 가득한 불공평한 낙원이 펼쳐지는 그 날~ 들뜬 마음으로 준비물을 꼼꼼히 챙기고 차를 몰아 고척스카이돔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길에 차도 별로 없어서 원래 예상시간보다도 좀 더 빨리 도작할 수 있었네요. 주차하고 나오니 삼상오오 모여있는 우리 유애나 동지들~ ^^; 언제 만나도 늘 반갑고 좋습니다. ㅎㅎㅎ

 

 

 

<신디님은 어쩐 일이신지...>

 

 

저보다 공방을 한참 전부터 뛰어온 역전의 용사들이 많으시겠지만서두... 암튼 제가 지금까지 다녀온 공방들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기다림' 이었습니다. 정말 오래 기다리죠... 처음 공방 오시는 분들은 왜 이렇게 오래 기다리는 걸까? 하고 여기실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공방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그야말로 인내의 시간들입니다. 이번에도 3시 30분에 명단 확인을 한다고 하니 적어도 5시 이후에나 들어가겠거니... 하는 막연한 예측을 했네요..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역시나 또다시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이럴줄 알고 제법 따듯한 차림으로 왔었으니 망정이지 가볍게 입고 왔다가 정말 다음날 몸져 누웠을 지도 몰라요.... 다른 많은 분들이 이번 공방에서의 진행에 대한 쓴소리를 많이 하셨으니 저는 따로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추위에 더군다나 비까지 내리는데 비, 바람 하나 피할 수 없는 노출된 공간에 1시간 반 이상을 세워 놓는 건 정말 융통성 없는 진행히었다고 밖에 말 못하겠습니다. 유애나가 비교적 젊다고 하지만 걔 중에는 마흔을 훌쩍 넘긴 분들도 많고 심지어 50줄에 가까운 분들도 계십니다. 혹여라도 이렇게 추위에 떨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시나요... 모든 사고는 나고서 후회하면 늦습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예방해야겠죠. 부디 점점 나아지는 운영을 바라겠습니다. 

 

 

하지만 힘들고 긴 기다림의 끝에 찾아올 행복을 알기에 누구하나 특별하게 불평하지 않고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며 그 시간들을 견뎌 드디어 입장~~ 한 두번 가본 사전녹화도 아닌데 오랜 만에 우리 아가수 볼 생각을 하니 엄청 설레더라구요. ^^; 줄줄이 번호 순서대로 입장을 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허미... 본 무대랑 저희 유애나가 앉는 자리랑 너무 먼 겁니다. 무슨 팬석을 이런 식으로 주는거지? 하고 무대를 보니 본 무대 말고도 돌출무대가 굉장히 넓어서 그 돌출무대 뒤로 하자니 너무 멀고 해서 그렇게 자리를 배정해준듯 싶었습니다. 

 

 

무대 위로는 밤편지 세트로 보이는 무대가 보였고... 그냥 체념하고 여기서라도 열심히 응원을 해야지~ 하는데 100번까지 일어서라는 겁니다. 100번까지는 스탠딩으로 간다더군요~~ 아싸!!! 아... 손가락아 고마워~~ 정말 새삼 50번대여도 감사한 마음 가득 안고 스탠딩으로 갔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정말 이 스탠딩 자리 꿀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더 함께 하지 못한 나머지 300분의 유애나들에게 왠지 모르는 미안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분명 무대 장치는 밤편지인데... 스크린에 보이는 화면은??? 무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뮤직 비디오가 나오네요??? @.@ 이건 뭐지? 분명 들은 얘기로는 김현식님의 '내 사랑 내 곁에' 를 부른다고 했는데 설마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도 부르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내 낚시줄 같은 것에 매달린 반딧불이를 보고 아.. 밤편지 맞구나~ 했습니다. 

 

 

근데 참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유애나 정말 착해요. 괜히 SBS PD들이 유애나 착하다고 잘해주려고 하는거 아닙니다. 밤편지가 분위기 있는 곡이어서 가급적 우리 아가수 감정 잡는거 도우려는 건지 그렇게 가까이 앞에 아이유양이 있는데도 한 마디도 말을 안거네요. 대게 공방 가면 쉬는 사이 사이 서로 엄청 대화하거든요. 정말 한 마디도 안하는 유애나들을 보면서 내심 흐뭇했습니다. 가수 닮아서 정말 다들 착하다 착해~~~

 

 

밤편지 무대 녹화는 제법 길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 아가수고 잘 못불러서 그랬을거라는 생각을 눈꼽만치라도 하셨으면 반성하세요~~ 지은양은 정말 잘 불러주었는데 그 연출용으로 만든 반딧불이의 움직임이 예쁘게 안나와서 계속 컷, 컷, 컷... 결국 어지간하면 실수 안하는 아가수도 집중력이 살짝 흐트러지는지 안하던 실수도 하더군요. 추위에 오래 떨다와서 그런지 스탠딩이 제법 힘이 들긴 했습니다. 아... 이제 공방도 힘들어지는 나이란 말인가...

 

 

 

 

 

 

암튼 덕분에 원없이 밤편지 라이브를 실컷 듣고서 첫 무대 녹화가 끝나고 스탠딩 구역에서 돌아왔습니다. 잠깐 무대도 교체하고 쉬는 시간을 가졌죠. 아마도 우리 아가수라면 이 시점에 유애나들에게 끼니를 채울 무언가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했더니 역시나... 햄버거와 콜라를 준비했더라구요. 이젠 늘 그래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지만 항상 아이유양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 받을 뿐입니다. ㅠㅠ 맛난 햄버거 먹고 힘내서 영혼을 불사르는 응원을 해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더랬어요. ㅋㅋㅋ

 

 

다음 무대가 준비되는데 피아노가 보이길래 아마도 희열님이 반주를 하겠다 싶어서 '내 사랑 내 곁에' 무대가 시작되나보다 했습니다. 근데 드라이 리허설을 하는데도 스탠딩 석으로 이동을 안시켜주는 겁니다. 뭐지? 하는 불안함으로 계속 분위기를 살피는데... 이동하자네요. 아자!!! 아장 아장 다들 조심 조심 걸어서 이동한 곳에 보이는 것은 무려 좌석!! 밤편지 무대 녹화할 때의 자리를 높이고 그 곳에 좌석을 세팅해놨더군요. 아... 정말 감동의 폭풍이 몰려왔습니다. 아마도 아이유양이 배려해줬거나 SBS에서 배려해준 거라고 보이는데 암튼 아이유양이나 우리 유애나나 SBS에게 참 잘보인 것 같아요~ ^^; 새삼 다시 한 번 영혼을 다바쳐서 응원하리라는 굳은 다딤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시작 전에 지은양이 찾아와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였는데 아까도 여기 있었냐고... ㅜㅜ 우리도 나름 열심히 응원봉 흔들었는데... 몰랐던거냐.... 킁... 암튼 한층 더 가까워진 거리에 마냥 행복하기만 해서 그런 아쉬움 따위 한개도 느껴지지 않았네요. ^^;

 

 

 

 

방송으로도 다들 보셨겠지만 '내 사랑 내 곁에' 정말 잘 불러주었죠. 사실 김현식님의 노래 자체가 커버하기 참 어렵습니다. 그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탁음에서 나오는 감성이 독보적이었던 김현식님이었기에... 물론 우리 아가수가 어련히 잘 부르겠습니까마는... 과연 어떻게 불러줄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거든요. 드라이 리허설에서 대강 불러달라는데도 본무대처럼 열창하는걸 듣고서는 역시... 지금 이 시대에 20대 솔로 여가수로서 이런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감탄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콘서트에서 싸이님이 말한대로 우리나라에 보물같은 존재에요. 지은양은....

 

 

그렇게 '내 사랑 내 곁에' 무대를 마치고나니 바로 무대 만들어서 '이지금' 녹화를 한다고 합니다. 아이유양이 '내 사랑 내 곁에' 부르고 들어가면서 "다음 무대도 나다~~" 하면서 들어갔거든요. ㅋㅋ 이지금 응원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다들 카페 응원법을 보면서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다들 잘 못하면 어떻하지? 하며 불안 불안해 하면서 노래에 맞춰서 계속 연습했네요. 

 

 

아마 이번에도 어여쁜 망토를 입고 나오겠지? 했더니 역시나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춘 산타유 망토~ ^^; 진짜 너무 너무 예뻤습니다. 게다가 이제까지 무거웠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지금' 이라는 밝디 밝은 노래 때문인지 아가수 이전과는 다르게 팬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대화도 많이 해줘서 좋았어요~~ㅎㅎㅎ 그 중 역시 아이유~ 했던 것은 리프트를 타고 시작 지점으로 내려가면서 엄지를 척~ 내미는 터미네이터2 퍼포먼스~ ㅋㅋㅋ "I'll be back!" 터미네이터2를 보지 못하신 분이라도 다들 아시는 명대사죠. ^^; 지은양이 예상했던 것보다 계단이 너무 경사가 가파르게 되어 있어서 조심 조심 내려오는 것도 넘 귀여웠네요. 덕분에 혼자서 내려오던 콘티를 수정, 콘서트 '하루끝' 무대에서 아가수의 상대역을 하고 있는 댄서분이 에스코트를 하면서 내려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언제나 댄서팀이 보이면 항상 그 곳에 있는 사람이 있죠. 바로 아이유 댄서팀장인 박요환님입니다. 아가수의 초창기부터 함께 해왔고 늘 열정 넘치는 무대를 보여준 그야말로 아이유의 역사와 함께 해온 분입니다. 함께 역사를 써온 노주희 팀장님과 결혼해서 얼마 전에 아이까지 얻어 팬들 사이에서도 흐뭇하기 그지 없는 그야말로 아이유 역사 그 자체인 분이죠. 박요환, 노주희, 박정현(다람쥐 매니저) 이 세 분은 정말 고맙기 그지 없는 분들입니다. (__)

 

 

박요환님 아이 이름이 지유 라는건 다들 아시죠? 지은+아이유 라는 얘기가 있는데 정확한 건 잘 모르겠고... 암튼 왠지 모르게 요환님을 응원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옆에 있던 유애나 동생과 함께 해보자! 하고 하나, 둘, 셋 "지유 아빠 화이팅!!" 을 외쳐줘더랬습니다. 저는 소리치느라 제대로 못봤습니다만 요환님이 하트 그려줬데요. ㅋㅋㅋ 지유 엄마에게도 응원을 해드리고 싶었지만 무대에 안계셔서... ㅎㅎ 혹시나 나는 왜 안해줬냐고 하신다면 죄송합니다.. (__)

 

 

 

 

 

 

'이지금' 무대는 정말 상큼 그 자체였습니다. 왠지 콘서트가 쭉 이어지는 느낌이었달까요? 그 때는 잘 몰라서 응원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더군다나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더 열심히 응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시작되는 "이건 비밀이야~" 불안 불안은 무신!!! 진짜 이 양반들 응원 첨 하는거 맞어?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시무시한 함성이 터져나오더군요. 드라이 리허설, 카메라 리허설, 본방 리허설까지 3번을 하였는데 온몸에 힘이 다빠질 정도로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 정말 하얗게 불태웠어... 라고 생각했는데 뭔지 모르게 드는 이 아쉬움은 뭘까... 하는데 PD님의 "한 번 더 할께요~". 힘들긴 무신~ 감사합니다 PD님~ 하면서 영혼 저 구석에 남아있는 힘까지 다 모아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였습니다. 

 

 

또다시 영혼을 불태우는 일사불란한 응원법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녹화종료! 우리 아가수도 정말 유애나 최고라면서 엄지를 연신 치켜들어주네요. 새삼 이지금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래서 공방을 오게 되는것 같아요. 마치 콘서트에 온 것처럼 노래 하나가 나의 시간과 경험과 녹아들어서 온전히 나의 것이 되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을 경험하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5시 조금 넘어서 스카이돔에 입장하였는데 모든 녹화가 끝나니 10시 반이더군요. 다들 대중교통 시간 체크하시느라 분주한 가운데 저는 차를 가져온터라 편안하게 집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면서 계속 '이지금' 이 흥얼흥얼~~ 사실 글을 쓰는 지금도 계속 '이지금' 을 흥얼대고 있네요. 이제 정말 올해에는 아이유양을 볼 수 있는 일정이 없겠군요. 올 한해 진짜 소처럼 일한 아가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로 긴~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2017 아이유~~~~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역시나 이 불치병은 고쳐지지가 않네요. 밖이 매우 추운듯하니 다들 아침에 추위 조심하시고 남은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길~~ 모두 굿밤 되세요~~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