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밤에 우연히 보게 된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전혀 몰랐었고 그냥 설정이 독특하고 작화가 맘에 들어서 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전혀~~ 아무런 기대감 없이 보게 된 애니였습니다. 대략 러닝타임이 2시간 정도 되는데요. 그냥 시간이나 때우다가 자야지.. 하면서 보게 되었다가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늦잠을.. ㅡㅡ;
혹시나 이 애니메이션을 알고 계신다면 아마도 일본 애니메이션 쪽 동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신 분일 겁니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는 작년 39회 일본 아카데미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는데요. 올해 3월 말에 국내에서 개봉했고 3월 초에는 시사회도 있었던 걸로 압니다. 대략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관심과 기대를 가질만한 작품이었다는 거죠~
이 애니를 굳이 분류하자면 명확하게 일본의 문화가 드러나는 감성 힐링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엄청나게 마음을 뒤흔들거나 격동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잔잔한 가운데 분명한 울림이 있는 그런 감성을 느끼게 해 줍니다. 마음을 숨기는데 익숙하고 표현하는데 어색해하는 일본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신다면 좀 더 쉽게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를 감상하기 쉬울 거라고 봐요.
극 중 주인공인 나루세 준은 위 사진처럼 귀엽고 장난기 넘치는 해맑은 소녀였습니다. 저는 준을 보면서 빨강머리 앤이 떠오르더군요. 자신만의 공상을 하고 그 공상 속에서 행복함을 누릴 줄 아는 그런 아이더라고요. 보다가 문득 왠지 요즘처럼 삭막해져 가는 세상을 보며 이런 아이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상이라는 게 거의 사라져 가는 요즘 세상 아닌가요?
이렇게 해맑은 아이가... 그냥 아무 의도 없이 말하게 된 한마디로 가정이 붕괴되게 됩니다. 아빠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그대로 엄마에게 말했는데 준으로서는 그냥 본 그대로 말했을 뿐이었는데... 그런데도 그 아빠라는 사람은 준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하며 어린아이에게 크나큰 상처를 줍니다. 그러고 나서 준은 '달걀 왕자(?)' 에게 말하는 것을 봉인당하죠... 그런 채로 소녀는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버립니다.
아마도 대략 이 정도 설정을 보신다면 아~~ 하면서 어떤 결말일지 예상을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일본 영화에서 종종 나오는 상황이잖아요. 마음의 상처가 있는 주인공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서 해피엔딩~~~ 물론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도 그런 부류입니다. 벌써 김이 샌다구요? 원래 이런 부류는 반전으로 즐거워할 것들이 아니잖아요. ㅎㅎ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내용입니다.
원래 이 애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작화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추세인지는 몰라도 배경을 거의 사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세하게 묘사했더라고요. '초속 5cm', '언어의 정원'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그 수준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전반적인 작화가 매우 훌륭합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주인공들은 신카이 마코토 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귀엽다고 생각하구요. ^^
주인공 준은 말을 하게 되면 배가 아프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걸 달걀 왕자의 저주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교내 행사에서 뮤지컬을 하게 되고 노래로 마음을 표현하면 배가 아프지 않다는 걸 알게 되죠. 말은 내뱉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면서 회피하기만 하는 주인공이 노래라는 걸로 스스로를 치유하게 됩니다.
더 얘기하면 스포가 넘 심해질까 봐 말씀은 못 드리겠고요. ㅎㅎ 아무래도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내용이 애니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터라 음악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히 전문적인 것을 상상하시면 곤란하구요. 딱 아마추어 고교생들이 할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보면서 엄청 부러웠던 것은... 일본은 그래도 저렇게 방과 후 활동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 고등학교 생활은... 사실 대부분 학업, 학업, 학업 이잖아요. 써클 활동이라도 제대로 한다면 축제 등에서 뭔가 하기는 하는데.. 그래도 일본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암튼... 주인공 준은 우여곡절 끝에 마음을 열게 된다는 행복한 스토리입니다. 위에서 작화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를 다 보고서 가슴에 남는 것은 다름 아닌 '소리'더군요. 마지막 뮤지컬에서 나오는 '너의 이름을 불러'는 'over the rainbow'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잔잔하게 스며드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의 목소리' 도 정말 좋았어요. 음... 왠지 모르게 준의 목소리를 담당하신 성우분의 목소리가 상당히 매력적이라서 일본에서 성우분들의 인기가 아이돌 못지않다고 하는 것을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굉장히 순순하게 노래를 하는데 뭔가 울림이 있달까요? 대단한 발성과 기교가 없이도 충분히 전달이 잘 되는 예쁜 목소리... 아마 실제로는 더 굉장하게 잘 부르는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Ost - 나의 목소리 (わたしの声)>
간단하게 총평을 하자면,
[장점]
일본스러운 토속 신앙과 더불어 그네들만의 문화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러 져 있음.
시종일관 자극적인 부분 없이 잔잔하지만 그 안에서도 상당한 울림이 있음.
주인공을 포함하여 등장인물들이 귀엽고 꽤나 매력적임.
OST가 엄청 듣기 좋음.
[단점]
스토리의 개연성을 중요시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음.
어딘지 모르게 전개가 너무 빠르다고 느낄 수도 있음. 약간 요약된 느낌? (만화를 보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음)
영상보다는 대화로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약간 피곤함을 느낄 수도 있음.
개인적으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가 진행위원이라고 하면서 교실 내에서 분쟁이 생길 때 주인공 준이 '나는~ 할 수 있어~~' 하면서 뮤지컬풍으로 외친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의 십여 년을 말도 안 하고 지내던 아이가 용기를 내어서 자신을 드러낸 순간이었거든요. 아이유양이 이 애니를 봤을지 모르겠는데 못 봤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잔잔하게 힐링되는 감성 애니메이션입니다. 시간 날 때 보기 좋아요~ ^^;
오늘도 해수는 열심히 하고 있겠죠? 지난번에 보니까 원작에서 중반부 정도의 내용에서 나오는 부분을 촬영하는 사진이 올라왔던데 8월 말 방영이니 부지런히 찍고 있겠군요.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아배우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 지은양도 더 신나게 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부디 좋은 결실을 맺길~~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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