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국투어 콘서트 'CHAT-SHIRE' 토,일요일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운 좋게도 선예매 이틀 모두 당첨되어 이번 콘서트는 티켓팅의 치열함이 무엇인지 모른채 조금 편안하게 갈 수 있었네요. 게다가 작은 인연으로 알게된 레몬커피님과 또 이어진 인연 롱롱씨님 두분 별사탕님과 유애나 입문 동기라고 할 수 있는 레모니아님 이렇게 넷이서 모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더 콘서트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두 별사탕님들은 유애나에 가입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분들이어서 마치 제가 처음 가입했던 2012년 시절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어찌보면 조금은 무덤덤해진 그런 부분들까지 격하게 반응하시면서 좋아하시는 것을 보며 새삼 팬심을 다져볼 수 있었습니다. ^^;
콘서트의 첫 날. 콘서트가 발표되고서부터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고 생각해온 것과는 달리 이상하게 예전보다는 차분한 하루였습니다. 이제 나름 연식이 되어서일까요? ㅜㅜ 선예매 자리를 뽑아야했기에 조금은 일찌감치 올림픽홀에 도착해서 일행분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재미난 얘기를 나누며 콘서트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혼자 있었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은 지루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몰랐네요.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콘서트 시작 시간인 7시가 다 되었더군요.
이번 콘서트는 이전보다 훨씬 일찍 입장을 시켜주었습니다. 1시간전부터인듯 싶은데요. 덕분에 입장도 수월했고 무엇보다 콘서트 시작시간이 이전 콘서트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나름 정확했습니다. 사실 이제까지는 한 20분 정도는 의례껏 지연되어서 시작하려니... 했거든요. 7시 넘기고 금방 시작하기에 깜짝 놀랬습니다. 사... 사실 맘의 준비가 덜 되었단 말이에요~~ >.<
콘서트를 자주 경험해보신 분들은 첫콘과 막콘은 진리라는 것을 잘 아실텐데요. 막콘은 당연히 콘서트의 마무리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채워지기 때문이고, 첫콘은 아무것도 모르는채 알 수 없는 긴장감과 어색함의 연속 속에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거나 하는 그런 해프닝들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성시경씨의 콘서트 첫날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성시경씨는 첫콘은 리허설콘이라고 부르며 티켓값을 낮추어서 판매합니다. 리허설이니까 제대로 된 공연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관객에게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다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돈을 다 받을 수는 없다.. 라는 것이지요. 당시에도 매우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합리적인 생각이니까요.
작년 소극장 콘서트의 첫콘은 그야말로 깜짝쇼의 연속이었죠. 어색함 속에 설레임이 가득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에서 긴장과 어색함을 계속 강조한 이유는 그 이면에 숨어있는 바로 이 설렘에 대한 것이 기대가 있기 때문이었죠. 과연... 이번 콘서트는 어떤 것들이 나의 설렘을 채워줄까? 하는 그럼 마음들이 많았습니다.
'안녕? 오래기다렸지?' 라는 '새신발' 의 첫 소절과 함께 콘서트가 시작되고 연달아 네곡을 달린 후에서야 아가수는 멘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숨차고 벅차해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무엇보다도 목소리 컨디션이...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그냥 감기걸린 사람 목소리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보니 아가수 왼쪽 팔 뚝에 링거 자국이 선명하더군요. 멍도... ㅠㅠ
이제까지 아가수의 컨디션이 좀 안좋아보인다고 해도 사실 크게 불만족스러웠던 적은 없었기에 분명 이번에도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아이유양이 이제 콘서트 한 두번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 쯤이야... 했죠. 근데 이상하게 토크가 적더군요. 당시에는 컨디션이 엄청 안좋은 상태라서 목을 많이 쓰지 않으려고 토크를 확 줄인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걱정반, 기대반 하는 마음으로 약 2시간 4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가고 콘서트가 끝이 났네요. 어차피 내용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나 같기 때문에 일요일 콘서트를 얘기하면서 토요일 콘서트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첫콘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았어요. 그 어떤 콘서트 때보다 좋지 않아보이는 컨디션... 엔딩곡인 '비밀'을 부를 때는 솔직히 저러다가 성대결절 오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걱정되기도 했구요. 그래도 나름 내일은 분명히 다를거야! 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맘껏 응원을 했더니 몸 속에 잠자고 있던 응원세포가 살아나는듯 했네요. ㅎㅎㅎ
다시 밝아온 일요일. 오전에 날씨가 엄청 화창하더니 오후가 될 수록 흐려지고 추워지더군요. 밤에 비 소식이 있어서 그랬나봅니다. 오늘도 역시나 선예매 자리뽑기를 하는데... 전날도 별로였는데 오늘은 진심으로 최악... 흙흙... 될 놈은 되고 안될놈은 안된다고... 저는 어차피 안될놈이었습니다. ㅠㅠ 가열 11열 1번이라니요. 왜 저에게 이렇게 가혹한 시련이 오는겁니까~~~ 라고 했지만 솔직히 관람하는 것은 어제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이번 콘서트 Floor 석은 좀 좌석이 너무 붙어있었어요. 게다가 경사도 없으니 어쩌다가 앞자리에 앉은키 거인이라도 있으면 대략 난감... 거기에 큰머리의 소유자이시기까지 하면 거의 절망이죠. 첫날은 그 난감과 절망 사이에서 정말 힘들었는데 오히려 끝자리에 좀 더 뒤로 가니 보기 편하더군요.
아까 첫콘과 막콘은 진리라고 했죠? 하지만 혹시라도 둘째날이 대박이라는 얘기는 들어보셨을까 모르겠습니다. ㅎㅎ 이제까지 아가수의 콘서트 패턴은 늘 이랬어요. 첫 날에 가수도 긴장, 팬들도 경직.. 이러니 흥도 안나도 뭔가 후다닥 정신없이 끝나는 느낌이랄까요? 그러고나서 두번째 날에 좀 만회하는 느낌? 그런 패턴이 늘 이어져 왔습니다. 앞서서 내일은 다를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도 이제까지 보아온 아이유양이라면 분명 첫콘에서의 미안함 때문에라도 일콘에서 더 잘할 거야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역시나 오프닝은 새신발~ 하지만 토콘에 비해 확연하게 목소리 컨디션이 좋아보입니다. 안심이 되더군요. 그 때부터 이미 마음이 풀렸습니다. 오늘 제대로 놀아보자!! 하구요. ^^; 오프닝이 끝나고 토크가 시작되는데 확실히 어제 목소리와는 다르더군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나봅니다. 근데 제가 보기엔 어딘가 모르게 부담감이 있어보였어요.
그러다가 아가수와 팬 서로에게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그런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발라드 세 곡을 부르고 난 이후였는데요. 곡들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무릎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아시다시피 무릎은 지은양의 할머니를 생각하며 쓴 곡이죠. 근데 오늘이 바로 할머님의 생신날이라네요~~ 뭐 그런가보다.. 하는데 객석에서 누군가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라는 겁니다. 응? 하다가 아가수 덮석 물더군요. 워낙 할머니 사랑이 극심한 지은양인지라. 저도 듣자마자 이거 하겠는데? 했거든요. ㅎㅎ
이제까지 가수의 가족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준 것은 듣도보도 못한 일이었는데 바로 오늘 일콘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가수는 콘서트에 오신 어머님에게 녹음해서 들려달라구 하구요. 모두 한마음으로 생일 축하합니다~ 하면서 축하 노래를 부르는데요. 분명 축하의 대상은 할머님이지만 그 순간 아이유양과 팬들이 한 마음이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상하게 뭉클하더라구요. 아가수도 좀 울컥했는지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할머님~ 만수무강하세요~~~(__)
이후로... 아가수의 방어막이 완전히 사라져버렸어요. ㅎㅎ 지은양 라디오 출연 할 때 자주 들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유양이 스스로 방어막을 걷어버리면 말이 정말 많아져요. ^^; 하고픈 말이 이렇게나 많았는데 어제는 어떻게 참았지?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사실 어제는 일부러 토크를 자제했다는 것도 알려주더군요.. 이소라님 콘서트에 가봤는데 한시간 반 동안 '마지막곡입니다...'식의 멘트 달랑 한 번 했는데 그게 그렇게 멋져보이더라구... ㅎㅎ 암튼 자신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네요. 뭐... 그렇답니다. ㅎㅎㅎㅎㅎ
생일 축하 노래 부르자고 하신 분이 어느 분인지는 몰라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수와 하나가 되어서 마음을 오픈하고 같은 일을 해본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정말 훈훈한 소통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그분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덕분에 이후 시간이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
아가수가 무장해제가 되니 팬들도 똑같이 무장해제되더군요. '너랑나' 라는 아가수 곡 중 최고로 쫄깃한 응원의 맛을 자랑하는 곡이 이어지자 팬들의 호응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너랑나' 응원법이 워낙 쉽기도 하지만 응원에 담겨있는 최고의 한 소절 "아이유 참 좋다" 부분은 지은양과 팬이 소통하는 최고의 순간이거든요. 오늘 반응이 워낙 좋아서 그랬는지 아이유양은 노래 중에 "나도 좋다~" 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또다시 "아이유 참 좋다" 만 다시 해달라고 했죠. ㅋㅋ 언제나 듣는 응원이지만 유독 이 응원은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고 합니다.
이번 콘서트는 관객분들이 멋진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워낙 아이유양이 무대에서 팬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요. ^^; '금요일에 만나요' 를 부르면 언제나처럼 아가수가 팬들에게 마이크를 돌려주곤 하죠. 근데 이상하게 첫 소절을 편하게 부른다 싶더니 그게 반키를 올린거라고 하더군요. 근데 어떻게 이렇게 다들 잘 부르냐구~~ 칭찬을 하는데, 어떤 분이 '가수 닮아서~" 라며 유애나송 가사와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정말 역대급 관객 멘트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멋진 말이었습니다. 지은양도 무척 좋아했는데요. 아마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더 좋아했을것 같습니다. ^^
가수 닮아서 팬들도 노래 잘해요~
<야심차게 준비한 애니메이션 주제곡 커버>
별사탕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다는 애니메이션 커버는 어떤 의미로 또다른 소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일러문이야 그렇다고쳐도 '카드캡터 체리(사쿠라)' 의 주제곡은 워낙 남녀를 불문하고 대단한 인기를 누린터라 정말로 현장 반응이 대단했어요. 어떤분은 어떤 노래가 제일 좋았어요? 라고 아가수가 묻는데 애니 주제곡이라고... ㅋㅋㅋㅋㅋ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었다고 하는데 정말 재치있는 선택이었다고 봐요. 아쉬운건 별사탕님들에게만 'Catch You~' 부분을 시켰다는거... 저도 그 노래 완창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ㅜㅜ 이렇게 모두에게 익숙한 노래를 같이 불러보면서 마음을 열어보는거죠. ㅎㅎㅎ
음... 스포가 좀 많은가요? 물론 텍스트를 통해서 내용을 알 수는 있겠죠. 이미 곡 목록도 다 퍼져있더군요. 다만 텍스트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느낄 수 없는 그런 것이 콘서트 현장에는 있습니다. 저는 주로 그런 것들을 말하고 있네요. 아직도 할 말이 더 많으니 여기까지 읽고 지치신 분들은 잠시 쉬어가셔도 좋겠습니다. ^^ (사실 저 지금 손가락에 쥐나려고 해요. ㅜㅜ)
<모두에게 사랑받는 곡 '레옹'>
'레옹'은 역시나 초대박 곡이었습니다. "티키타 리듬에 맞춰 스핀~" 떼창 정말 대단했죠? 사실 토콘 때도 이 레옹 떼창 만큼은 어마무시했는데 오늘은 진심으로 소름 돋을 정도로 엄청난 소리가 나오더군요. 덕분에 레옹 파트를 담당해주시는 게스트 분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아가수 곡 중에 사실 '레옹' 만튼 전 세대를 아울러서 이렇게까지 사랑받은 곡이 없었습니다. 딱히 무한도전을 얘기하지 않아도 멜론 차트의 성적이 그것을 증명하죠. 저는 굳이 게스트로 흥을 돋구려 하지 않아도 레옹 그 자체로 충분히 대단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지은양이 마틸다를 해주고 관객들이 충분히 레옹을 맡아줄 수 있어보였거든요. 앞으로도 좀 더 '레옹'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감동의 시간이었던 마음 떼창 이벤트>
그리고... 듣기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앵콜 시간 떼창 이벤트~ 이번 콘서트를 멋지게 만들어준 또 하나의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유애나&예쁜남자 갤러리가 함께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이벤트였는데요. 앵콜 시간에 '마음'을 함께 불러주자~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보니 조금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2013년 모타콘 때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했거든요. 당시에는 '마음'처럼 훌륭한 곡이 없어서 '유애나송'으로 하려고 했는데 로엔측에서 거부를 해서리.. ㅜㅜ 그게 2015년에 와서 드디어 성공을 하게 되네요. 준비하신 분들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워낙 '마음' 이라는 곡이 예쁘면서 쉽기도 하고 그 가운데 감동이 느껴지는 훌륭한 노래이기 때문에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보구요. 아가수도 이 떼창 이벤트에 감동했는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앵콜 무대로 복귀했습니다. 자기 정말 감동했다구... 하면서 다시 한 번 더 불러달라고 해서 또 한번 불러주며 모두가 가슴 찡해지는 그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죠. 정말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지은양은 자기가 생각해도 '마음'을 만들기 정말 잘했다고... ㅋㅋ 자신도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정말 깨끗하고 순수해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얼마나 맘에 들었는지 이제부터 '마까살'을 선언하더라구요~ ㅋㅋㅋ '마음 까면 사살~' 이란거죠. 이제 앞으로 떼창하게 되면 아마도 '마음' 보다 나은 곡이 나오지 않는한 계속 '마음'을 부르게 될 것 같아요. 앞서 잠시 2013년 모타콘 얘기를 했는데 그 때 했던 이벤트 제목이 '콘서트 문화 만들기' 였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그런 문화들이 없어보여서 시작했던 것인데 고작 2년 만에 그 때 염원했던 것들이 우리 안에 생겨서 정말 기쁘기 그지 없네요. 앞으로 또 어떤 재미난 문화들이 생겨날지 기대 가득합니다~~
앵앵콜에 대한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데요. 사실 이제 앵앵콜이 너무 알려졌어요. 그래서 다들 콘서트 앵콜 무대가 끝나도 돌아가질 않아요. ㅋㅋㅋㅋ 나오겠거니.. 하면서 스텝들이 콘서트 끝났으니까 퇴장해 주세요~ 해도 요지부동 아무도 안갑니다. 토요일 콘서트 때는 예전과 다를바 없이 아가수가 등장하니 우르르 무대 앞으로 달려가서 예전처럼 카메라 전부 하늘로 드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나마 스텝과 아가수가 앉아달라고 해서 예전보다 지은양 보느라 고생하는 일은 없었는데요. 일콘에서는 스텝분들이 아예 작정하고 준비하신 것도 있고 팬들도 그냥 좌석에서 거의 일어나질 않아서 조금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봐도 거의 80% 이상은 그대로 남아있는것 같았어요. 아가수가 이러다가 앵앵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고....ㅎㅎ
근데 토콘도 그랬지만 오늘 일콘도 역시 앵앵콜 무대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앵앵콜은 조금은 아가수의 즉흥적인 시간이었다면 이번은 화면에 뿌려지는 것도 있고... 딱 봐도 알 수 있었네요. 아가수도 팬들이 다 착석해서 자신을 기다리는걸 보니 이게 무슨 앵앵콜이냐고... ㅋㅋ 그냥 콘서트 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늘 뭔가 무질서했던 앵앵콜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정돈된 느낌이 아이유양으로서도 뭔가 어색했을꺼에요. ^^
앞서 지은양이 이러다가 앵앵콜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너스레를 떨었다고 했지만 사실 팬들이 앵앵콜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아가수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어마무시한 밴드 소리보다 지은양의 목소리 떨림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그래서 더 팬들이 사랑하고 애착을 보이는 겁니다.
역시나 마무리하는 서울 마지막 콘서트답게 앵앵콜이 무척이나 풍성했는데요. 2012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BOO'와 2013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마시멜로우' 까지~~ 모두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눈호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본인은 이제 스스로 안귀여운것 같다고 하는데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도 귀염열매 엄청 먹은 상태로 보였습니다. 오히려 제가 보기엔 2012년 콘서트 때보다 'BOO' 무대가 더 능숙하고 잘 하던데요? ^^; 이번 'CHAT-SHIRE' 의 곡들이 전반적으로 성숙미 넘치는 곡들이 많았는데 밸런스나 이벤트 형식으로라도 'BOO', '마시멜로우'가 계속 들어가도 좋을듯 싶습니다.
조금은 두서없이 콘서트에서 느낀 것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적어봤습니다. 제가 행복했다고 쓴 부분들의 공통점을 아시겠나요? 바로 아가수와 팬이 함께 한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마다 관람 포인트가 다르고 개개인의 취향에 대해서 제가 뭐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팬이라는 공통된 마음이라는 전제하에 말씀을 드리자면요. 콘서트는 절대 가수 혼자서 만드는 무대가 아닙니다. 관객 또한 콘서트의 일부분이죠. 팔짱 끼고 어디 들어보자~ 라고 하면 딱 거기까지만이라는 겁니다.
가수와 관객이 같이 호흡하는 순간 감동이 있고 서로 간에 행복한 감정이 생깁니다. 이번 콘서트 동안 제 주위에 유애나 완장을 차고 있음에도 그냥 아이유양 쳐다보느라 정신없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많이 보셨으면 다음 콘서트 때는 함께 호흡하면서 더 즐거운 시간을 아가수와 함께 만들어보시길 추천해 볼께요. 올해 이후에도 콘서트는 있겠지만 지금 스물셋 아가수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기왕 즐기는거 더 재미나게 즐겨보시는게 어떨까요? ^^;
오늘따라 조금은 유별나게 지은양 입이 터졌죠. 아가수는 콘서트 내내 고맙다는 말을 계속 꺼냈습니다. 자신의 스물셋 한 해를 빛나게 해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자신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약속하는 것은 남은 20대 동안 그 빚을 다 갚으면서 살겠다고 하네요. 어쩜 이렇게 말도 예쁘게 잘하는지... (30,40대도 좀... 굽신굽신~~)
거꾸로 팬인 제가 아이유양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네요. 흔히 대단한 스포츠 스타에게 해주는 최고의 칭찬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NBA 레전드로 불리우는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의 경우 당시 그의 플레이를 직접 관전했던 팬들이 "그와 동시대에 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라고 말하곤 하는 것인데요. 저 또한 '아이유라는 가수의 시대를 함께 하며 그녀의 노래를 감상하고 지은양의 외모가, 마음이, 생각이 변해가며 성숙해져가는것 그리고 감동을 주는 모든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유라는 가수는 누구도 대신할 수가 없는 그런 존재니까요. 언젠가 제 아들을 데리고 콘서트에 함께 가겠지만 제 아들이 아가수에 대해 묻는다면 저는 주저없이 위와 같이 말해줄꺼에요. ^^;
이렇게 서울 콘서트 토,일 양일 간의 시간이 모두 지나갔네요. 어느새 시간도 2시가 다 되어갑니다. 집에 오자마자 쓰기 시작했는데... ㅜㅜ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해주신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릴께요. 그럼 모두 행복한 꿈 꾸세요~ 아이유 참 좋다~!
P.S. 아가수가 자신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말을 꺼냈는데요. 과연 언제쯤 그녀의 눈물을 무대에서 보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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