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삼성 열정락서에 게스트로 참여한 아이유양의 인터뷰입니다. 사실 삼성 내부 기사이기 때문에 삼성에 대한 얘기들이 좀 있어서 공개할까 말까 하다가 시간도 제법 흘렀고 해서 그냥 삼성 얘기는 편집하고 올립니다. ^^; 이하 인터뷰 본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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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면서도 경우가 바르다. 아이유를 인터뷰하는 동안 든 생각이다.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났지만 인터뷰에 집중하려 애쓰는 태도에 살짝 고맙기까지 했다. '3단 고음', '국민 여동생' 등 많은 별명이 있었지만, "학교폭력 문제, 나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밝혀 '개념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일이 떠올랐다. <월요인터뷰>에서 만난 아이유도 '개념돌'답게 소신 있는 태도로 본인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마인드컨트롤, '너무 좋아하지도, 너무 힘들어하지도 말기'
그녀에게도 2013년은 다사다난했다. 올해 초 '최고다 이순신'으로 연기에 도전했고, 올가을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4주간의 3집 앨범 활동이 끝날 무렵 드라마 '예쁜 남자'에 캐스팅돼 또다시 연기 활동으로 돌아왔다. 숱한 루머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그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아이유였다.
- 정상의 자리에서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지
제일 좋은 건 '감사하기'인데 그게 좀 힘들 때는 '모른 척하기'를 해요. 질투 섞인 이야기든 구설수든 그냥 약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거요. 많이 좋을 때 너무 좋아하지 않고, 많이 힘들 때 너무 힘들어하지 않는 게 제가 터득한 방법이에요. 이제는 조금 단련이 되어서인지 (남들의 평가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괜찮은 것 같아요.
- '3단 고음'의 가창력, 타고난 건지 아니면 노력의 결과물인지
노력하면 누구나 다 될 것 같아요.(웃음) 가창력은 '연습'의 결과물이죠. 하루 몇 시간, 이렇게 정해 놓고 연습하지는 않아요. 좋은 음악을 많이 듣는 것도 연습이 될 수 있고, 가요 프로그램 녹화장에 가서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 것도 그렇고, 여러 종류의 연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늘 연습 중인 셈이죠.
- 가수 양희은, 최백호 씨와 함께한 3집 앨범, 대선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땠는지
진짜 영광이었죠. 양희은 선배님이 길게 보내 주신 문자가 정말 감동이었어요. '네 목소리를 다 믿으면 안 된다. 더 진정성 있게 노래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어요. 충고를 들으니 아주 감사했죠. 그런 말씀을 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영광이잖아요. 양희은 선배님 같은 분은 저에게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는데,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친히 말씀해 주신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그게 혼을 내시는 거든, 칭찬을 해주시는 거든, 무언가를 저에게 말씀해주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었거든요.
선배님과 부른 듀엣곡을 들으니 '이게 연륜의 차이라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큰일 났다, 나는 저렇게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 정상에 올랐지만 거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철없이 징징대지 않고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여유가 보였다. '숱한 루머에 기죽지 않고 당차게 활동을 이어 온 아이유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인터뷰어의 속내는 그랬다.
내일보다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해, "차곡차곡 행복하고 싶다"
- 연기력도 인정받았는데
(급 화색이 돌았다.) 연기 진짜 재미있어요. 어제도 촬영하고 왔는데. 역시 연기는 매력이 있어요. 사람들이 지은이나 아이유로 부르는 게 아니라 '보통'('예쁜 남자' 극 중 이름)이라고 불러주는 게 기분이 좋아요. 저는 어떤 역할을 맡으면 제 생활에도 변화가 많거든요. '최고다 이순신'에서 순신이는 굉장히 어두운 캐릭터였어요. 매일 울거나 화내는 신도 많았고 저 자신도 굉장히 차분해졌죠. 지금 맡은 보통이는 천방지축 말괄량이 캐릭터라 일상생활까지 아주 재미있어진 거예요. 철부지 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살다 보니 제 표현도 일방적이고 일차원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좋다고 얘기하고, 밝은 얘기를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이 더 좋아요.
- 맡은 캐릭터에 굉장히 몰입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직 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얘긴데요. 주변 연기자 선배님들이 몰입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아직 신인이니까 대본 받으면 대사 한 줄 외우기 급급하고, '이 한 줄을 어떻게 씹으면서 소화해낼까, 어미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선배님들이 "그럴 필요가 없다, 네가 보통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냥 나오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그것만큼 쉬운 게 어딨느냐"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게 정답이더라고요. 뭘 억지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제가 보통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대본에 있는 대사가 술술 마음대로 나오더라고요. 그게 제일 쉬우면서도 또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 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이유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질문지'는 무용지물이었다. 미리 전달했던 질문들은 형식에 불과했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도 하나하나 성의껏 답변해주는 그녀였다. 사뭇 진지함까지 느껴졌다. 매니저와 상의하거나 외운 답변도 아니었다. 어떤 대답에서는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데뷔 6년 차다운 성숙함이 느껴져 다소 놀라기도 했다.
- 일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는 없었는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일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가 봐요. 저는 지금 일을 하는 중에 다음 일이 있어야 설레고, 지금 일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어요. 저는 그게 크더라고요. 이번에도 앨범 활동으로 한창 바쁘던 중에 '예쁜 남자' 제안을 받았는데 덜컥 하겠다고 했어요. 앨범 활동이 끝나갈 때쯤 되니 되게 허무하고 '다음에 뭐하지?' 이런 생각에 우울해지기도 하더라고요. 바빠야 더 힘이 나는 스타일인가 봐요. 그래서 '드라마를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또 보통이 같은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던 찰나에 아주 잘 됐다 싶었어요. '무조건 하라는 계시다' 이런 생각에 하게 됐어요.
-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하고 싶은 게 있긴 있어요. 되게 쉬운 걸 하고 싶어요. 일차원적이고 쉬운 것. 아주아주 쉬운 느낌의 음악을요. 아직 뭘 이뤄 놓은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건 참 많아요. 앞으로 이것저것 해 보며 제 정체성을 찾고 싶어요.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욕심부리고 앞만 보고 달려갈 때도 있었죠. 요새는 조금 조절하면서 하려고 해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늘 하루 덜 힘들고 더 웃으면 그만이다'는 생각이요. 소소한 행복을 찾게 되더라고요. 내일 행복할 걸 준비하기보다 오늘 행복할 걸 찾게 돼요. '차곡차곡 행복하자'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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