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꽃갈피[리메이크](2014)

'꽃갈피' 원곡 이야기 - 나의 옛날 이야기

류겐 2014. 6. 16. 10:58

 

 

 

 

아가수의 첫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가 나온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네요. 기대 이상으로 사랑을 받고있고 또한 이 앨범으로 그 동안 탈아이돌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던 분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죠. 차트를 보니 '너의 의미'가 여전히 10위 안에서 선전하고 있더군요. 특별히 눈에 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참 고무적인 모습입니다.

 

 

노래를 감상하는 방법은 단순하게 그냥 들어보는 것부터 해서 배경 지식, 시각적 자극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미 '꽃갈피'의 곡들은 많이 들으셨을테고.... 아가수의 어려웠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나서 '미운 오리' 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마치 지은양의 이야기인양 감정 이입이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노래를 들을 때 각자가 갖고 있는 사연, 상황, 배경 지식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다는 말이지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번 리메이크 앨범의 원곡자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건 어떨까 해서 좀 찾아봤습니다. 재미난 것들이 많더군요. 우선 '나의 옛날 이야기' 에 대해서 말해보고자해요.

 

 

조덕배님은 1958년생으로 현재 57세 입니다. 알려진 얘기처럼 '나의 옛날 이야기'는 그의 중학시절 짝사랑 대상에 대한 고백을 담은 노래라고 하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덕배님은 소아마비로 인해 다리가 불편합니다. 그는 가늘어진 다리로 인해 목발 신세를 지고 걸어야 했고 그것 때문에 놀림을 받는게 싫어 종종 학교를 가지 않곤 했다고 하네요. 그런 날에는 형에게서 배운 기타를 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답니다.

 

 

점점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아지면서 홀로 기타를 치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기타를 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에 2층 창을 통해 건너편 집에 있는 한 소녀를 보게 되었고 자신이 기타를 치며 노래할 때마다 창을 열고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소녀가 자신의 맘 속에 자리 잡는 걸 알게 되었다네요.(요즘 말로 하자면 그린라이트?)

 

 

하지만 본인 스스로 컴플렉스가 있던 조덕배님은 그 소녀에게 다가가기가 어려웠고 그저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로 마음을 고백하였다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가 건너편 소녀의 집이 철거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신작로가 뚫리게 되면서 그 집을 허물어야 했고 소녀는 이사를 가야했죠.

 

 

마음이 다급해진 조덕배님은 소녀가 이사하는 날, 마지막 용기를 내어 힘겹게 그 소녀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휠체어를 탄 채 닫힌 자신의 방쪽을 바라보는 소녀를 보게 됩니다. 떠나는 순간에도 소녀의 시선은 닫힌 창에 고정되어 있었고 얼핏 보게 된 소녀의 흐르는 눈물은 어렸던 조덕배님의 가슴에 아픔으로 남게 되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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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배 - 나의 옛날 이야기

작사, 작곡 - 조덕배

 

쓸쓸하던 그 골목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사랑한단 말 못하고 애태우던 그 날들을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까

 

철없었던 지난 날의 아름답던 그 밤들을

아직도 난 사랑합니다

 

철없던 사람아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을 앗으려 하나 

무정한 사람아

 

수줍어서 말 못했나 내가 싫어 말 안했나

지금도 난 알 수 없어요

 

이 노래를 듣는다면 나에게로 와주오

그대여 난 기다립니다

 

무정한 사람아

이 밤도 나의 모든 것을 앗으려 하나

철없던 사람아

 

오늘밤도 내일밤도 그리고 그 다음밤도

영원히 난 기다립니다

 

 

 

 

이런 사연을 안고서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나의 옛날 이야기' 라는 노래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어떤가요? 한 편의 소설 같죠? 아이유양에게 많은 음악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는데 그 중에 '많이 겪어봐라' 라는 말이 많습니다. 결국 음악을 만드는 당사자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이 노래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세상을 살면서 너무 좋아서 행복한 기억도 있을테고 한 순간의 실수로 원치 않는 비참함을 맛볼 때도 있을 것이고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슬픔을 느낄 때도 있을 겁니다. 팬으로서 그저 지은양이 행복하기만 바라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는 다양한 인생의 경험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금요일의 만나요'의 롱런으로 이미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아가수. 이제 겨우 스물 두살 이지요. 지난 콘서트에서 들려준 '드라마'라는 곡만 해도 그녀가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생각하지 못했을지 모르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아니 지금도 뭔가 만들고 있을꺼에요. 우리 누렁이 황소 아가씨는... ^^) 계속 만들어 선보일 멋진 노래들을 기대하게 되네요. 다음 곡 '꽃'에 대한 이야기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