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예능/나의 아저씨(2018)

중학생 지안이에게서 벗어나게 된 지안이...(데이터 주의)

류겐 2018. 4. 19. 09:30

요즘 정말 글 쓰는게 힘드네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잘 안듭니다. 여전히 지은양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은 많은데... 또 종종 이런 생각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듣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잘 안써지네요. 진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팬심이 줄었나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닌것 같은데... 암튼 요즘 그렇네요. ㅎㅎ

 

 

 

 

 

 

 

 

 

 

 

 

 

그런 와중에 어제 '나의 아저씨' 9회의 엔딩은 미치도록 가슴을 아리게 만들어서 이 헛헛한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나였어도 죽여 내 가족 때리는 XX는 다 죽여!!" 라며 소리치는 박동훈의 외침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지안이의 표정 보면서... 그리고 점점 흐르는 눈물이 어느새 흐느낌으로 바뀌고 소리내어서 오열을 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소리내어서 울어본 적도 없는 듯해 보이는 지안이가 결국 흑흑 거리며 가둬두었던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보는 저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 그 울음으로 비로소 지안이는 광일의 아버지를 죽였던 그 어린 중학생 시절의 지안이를 꺼내놓을 수 있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지안이가 만났던 사람들은 이런 지안이의 과거를 들으면 대부분 뒷걸음질 치면서 떠나가곤 했는데, 이런 지안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지켜주겠다는 동훈의 외침은 중학생 이후로 완전히 마음을 가둬놓고 살아왔던 지안이를 해방시켜줬습니다. 

 

 

'나의 아저씨'.... 워낙 PD님과 작가님의 명성이 대단해서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진짜 이 정도 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마구 마구 뒤흔들어버리다니... '미생' 을 볼 때도 그 먹먹함에 공감하고 훈훈한 사람들 얘기에 미소지었는데... 이번 '나의 아저씨' 는 그 이상이네요. 여기 저기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컬트 드라마로 유명한 '네멋대로 해라' 와 비견되는 걸 종종 보게 됩니다. 그 드라마의 팬들은 대부분 '네멋대로 해라' 를 인생작으로 말하곤 하죠. '나의 아저씨' 도 인생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면서.. 저도 물론 흐뭇하지만 이 드라마를 선택하고 지안이에 몰입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지은양이 얼마나 좋아하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0^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세상과 담을 쌓아버린 지안이. 그 지안이가 진짜 세상과 만날 수 없도록 '살인자' 지안이를 강조하며 그 스스로 담이 되고 있는 광일. 어디 한 곳 마음 둘 곳이 없어져버린 동훈. 이 세사람이 참 묘하게 얽히네요. 내 가족, 내 사람이면 그깟 담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따뜻한 어른이 되어주는 동훈 덕분에 앞으로는 좀 더 밝아진 지안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사람들 보는 눈은 제각각인가봐요. 어제 엔딩에서의 지안이의 울음을 보며 누구는 "정말 연기 잘한다, 대박이다~" 라고 하는데 또 누구는 "뭐 저렇게 어설프게 우냐... 연기력 아직인가보다.." 라고 하는걸 보면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엄청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챙기는 PD님과 작가님이 저런 연기를 요구했을거라고 보이고 또 지은양이 나름 해석해서 그런 울음을 보여준 거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좀 더 보태자면 성인 지안이가 아닌 광일의 아버지를 찔러 죽이게 된 이후로 가둬두었던 중학생 지안이가 울었다고 할까요? 성숙된 울음이 아닌 아직 어린티가 가시지 않은 듯한 중학생 시절 지안이의 울음... 저는 보는 내내 그렇게 이해했고... 그걸 연기한 지은양과 또 그걸 요구해서 영상에 담은 연출진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진짜... 팬으로서 너무 좋네요. ㅠㅠ 우리 아배우가 이런 멋진 드라마에 정말 공감되는 캐릭터를 맡고 있다니~~  커뮤니티 반응 보면 이제 신디를 보내주고 지안이로 기억하겠답니다. ㅎㅎ 지난 '프로듀사' 이후로도 신디 팬이 된 분들이 팬카페로 엄청 유입되었는데 이번 '나의 아저씨' 이후에는 지안이를 찾는 분들로 북적북적 할 것 같아요. 오늘 10회는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됩니다. 다들 본방사수!!!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