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아이유 이야기

'레옹'을 들으면서 이어지는 끝없는 감탄

류겐 2015. 8. 23. 22:51

 

 

 

 

지난 토요일 방송으로 한동안 우리를 들뜨게 해주었던 '무한도전 가요제'가 끝났습니다. 아가수의 팬으로서 이번 무도 가요제가 끝나기까지 그저 응원하는 맘으로 지켜본 것이 사실이네요. 직접 가서 보신 열정적인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곳까지 갈 형편이 못되었던 분들에게는 지난 주말이 최고의 저녁이 되었겠지요. ^^;

 

 

음원이 풀린 이후로 계속 반복해서 '레옹'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늘 지은양이 새로운 노래를 내놓으면 소위 말하는 '뇌이징'이 될 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듣는게 습관이 되고 있네요. 호흡 하나까지 다 기억할 때까지 듣지 않고는 아이유양의 노래를 음미했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늘 이렇게 반복 감상하게 되는군요. ㅎㅎ 

 

 

솔직히 만드는 과정에서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맘에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저의 선입관이었을 뿐이구나. 하는 그런 반성과 함께 역시나 아가수는 실망시키는 법이 없구나~ 하는 감탄이 나올 뿐이네요. 현시간에도 멜론 차트 1위를 달리는 '레옹' 입니다만.. 새삼스럽게 박명수씨의 감이 참 좋다는 생각도 들긴 하네요. 물론 박명수씨가 원하는 방향 그대로 나온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방향성 정도는 맞춰준 이번 곡이기에 그가 그 자체로 뛰어난 음악가라고 까지는 못해도 적어도 감각은 있는 음악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테마를 '레옹' 으로 정하면서 사실상 아이유양이 작업할 악상에 대한 부분은 다 나온것 같았습니다. 주어진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요리하는가.. 인데 아쉽게도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는 곡을 만들어가는 부분은 좀 많이 감춰져있었죠. 무슨 소리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 이제까지 무도 가요제를 봐온 바로 보자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레옹'의 장르가 재즈라는건 다들 아시고 계시죠? 사실 저는 본방사수하면서 들었지만 이게 재즈라고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냥 분위기가 그런건가? 라는 느낌만 있었을 뿐이죠. 근데 음원을 받다보니 장르가 재즈로 나오더군요. 오~~~ 하는 감탄? 이런 빠르고 경쾌한 재즈는 솔직히 제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었기에 이렇게 표현도 가능하구나~ 하는 작은 감탄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들으면서 역시나~ 하게 되는 탁월한 작사 능력.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부분까지. 믿고 듣는 아가수는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이제는 좀 식상한 감탄(?)까지도...

 

 

 

 

다들 아가수가 먼저 들고 왔던 노래를 기억하시죠? 지은양이 초기에 말했던 것처럼 그 노래가 이번 가요제에서 아이유양이 시도하고자 했던 서정적인 노래였겠습니다만.. 이 '레옹'은 그 노래와는 그 궤를 전혀 달리하는 노래죠. 먼저의 그 노래가 기존 아이유양이 자주 시도하던 비움의 미학을 기반으로 하는(이마저도 사실 음색 깡패라고 불리는 아가수이기에 위력이 더하는 것이겠지만..) 서정적인 음악이겠지만 '레옹'은 딱 들어봐도 흥이 나는 경쾌함이 잔뜩 실려있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노래 전반적으로 흥을 돋궈주는 드럼 룹과 통통 튕기는 느낌의 브라스, 그리고 아주 경쾌한 피아노, 기타 선율 등등... 굉장히 다양한 악기들이 서로 앞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멋들어짐을 보여줍니다. 좀 불경스러운 얘기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음악이 파악되고나서는 역시 편곡을 누가 해주었나를 찾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아직까지 지은양이 이 정도로 꽉 채운듯한 음악을 전부 작업하지는 못할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물론 전체적인 멜로디와 구성은 아가수의 작업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편곡자가 이종훈님입니다. 이종훈님은 지은양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분이죠. '미아', '졸업하는 날', '아침 눈물' 등이 이종훈님이 작곡, 편곡해준 노래들입니다. 데뷔 때부터 늘 함께하고 있죠. 역시나 아가수의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한 최갑원 PD와 작업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하이포의 노래들도 이종훈님의 작업물이죠. 아마도... 이런 능수능란 악기들의 향연은 그의 역할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불경스러운 얘기죠. 물론 제 신앙심(?)이 변질된 건 아닙니다. 절대루요~~ ^^;

 

 

다만... 이제 슬슬 아이유양도 작사, 작곡과 함께 온전히 자신히 편곡까지 더해 완성시키는 노래들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이종훈님이 만들어주셨을 것이라고 한 샘플링 부분부터 전체적인 악기 구성까지 하나 하나 그저 놓치고 지나가는 아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점점 더 그런 마음들이 맘 속에 피어나고 있는게 사실이에요. 너무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늘 기대 그 이상을 보여주던 아가수였기에 욕심을 잔뜩 부려 기대치를 확 높여버렸네요. ㅎㅎㅎㅎㅎ

 

 

 

 

 

암튼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감탄 하면서 '레옹'을 듣고 있네요. 솔직히 저는 이제까지 무도 가요제의 노래들은 대부분 그 때 반짝 빛나고 마는 그런 유행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전 박명수옹의 '냉면'을 매우 좋아했고 여름만 되면 들려오는 그 시원한 노래가 생각나긴 하지만 딱히 평소에 듣고 싶은 노래라고 까지는 생각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팬심이 들어갔다고는 해도 이 '레옹'은 정말 아가수가 엄청나게 고심하고 고생한 흔적이 보이고 구성부터 각 파트들의 위치 또한 흠잡을데 없이 좋아서 한동안 이 아닌 늘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아가수가 본격적으로 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은데요. '왜 그렇게 무뚝뚝하나요~' 로 시작되는 랩 부분의 목소리는 정말 매력 넘치네요. 스스로 자신 없어 하던 랩이었는데 이 정도면 전문 래퍼 수준은 아니라도 곡에 충분히 들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음색이 끝내주네요. 멜로디 부분이야 하도 많이 검증된 부분이니까 그렇다쳐도 랩 파트에서 들리는 약간 건조한 듯한 음색이 마구마구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마치 멜로디 파트에서는 여전히 여린 20대 초반의 지은양이 느껴진다면 랩 부분은 훨씬 성숙한 듯한 여인의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고 할까요? 암튼 개인적으로 이 랩 파트가 '레옹'을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한다고 봅니다. 

 

 

또 한가지 프로듀싱... 아가수가 프로듀싱을 처음 해 본 것도 아니지만 솔직히 가창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박명수씨의 분량과 파트를 아주 잘 쪼개놔서 박명수씨가 노래를 발목잡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정말 많이 걱정했거든요. 물론 박명수씨 본인의 노력도 박수 받아 마땅하겠지만 그런 걱정들을 할 필요 자체를 없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PD가 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아가수의 프로듀싱은 매우 훌륭했어요. 

 

 

 

 

서정적인 곡에서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해서 박명수옹을 골랐던 아이유양이었습니다만...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작업이 되었습니다. 곡을 만들어가는 와중에 박명수씨의 EDM 찬양론에 이런 저런 잡음이 많았습니다만 그런 장애물 또한 앞으로 뮤지션 아이유가 이어나갈 수 많은 작업에서 힘이 되어줄 소중한 자산일 것입니다. 

 

아.. 아직도 리허설하면서 전곡을 들은 박진영씨의 놀란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 무슨 이런 ??? 하는 그런 표정? ^^; 당장 내일도 예측하기 힘든 것이 사람일이라지만... 아이유양을 놓친게 두고두고 아쉬웠을 박진영씨였지 않나 싶습니다. ^0^ 이 글을 쓰면서도 벌써 몇 번째 반복해서 듣는지 모르겠네요. 이 '레옹' 덕분에 한 동안 귀가 즐거울것 같습니다. 아직 다 찾아내지 못한 보물이 어디에 숨어있나 찾으러 이만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그럼 모두 아이유 팬하고 천국 가세요~~~ 아이유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