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꽃갈피(2014)

이번 콘서트는 아이유가 준비한 커다란 선물 상자

류겐 2014. 6. 2. 00:54

 

 

 

 

2014년 6월 1일 오후 6시에 시작된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많은 분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아이유양의 소극장 콘서트 '꽃갈피'가 많은 분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비록 전 회사 일정 때문에 표를 네 장이나 구하고도 한 번 밖에 못가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그 한 번만으로도 이번 콘서트의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치만... 1층 앞 좋은 자리였던 29일에 못간건 정말 두고두고 아쉽네요. 전에 글로도 그냥 묻혀버리기엔 아깝다고 했던 '예쁘다송'에, 늘 아가수 노래 중에 힐링송으로 손에 꼽는 'Feel So Good'까지.. ㅜ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어쨌거나 8일 동안 우리를 행복에 빠지게 했던 소극장 콘서트 '꽃갈피'는 끝이 났습니다. 

 

 

벌써 재작년이군요. 아가수의 앵콜 콘서트가 있던 해 가을.. 이화여대에서  성시경씨의 소극장 콘서트가 있어 마눌님과 함께 관람을 했습니다. 사실 혼자서 몰래 아가수 콘서트에 갔다가 사연이 당첨되어 전화 연결이 되는 바람에 공개 일코 해제가 되어서리... 마눌님께 남자가수 콘서트에 같이 가는 걸로 합의(?)를 봤거든요. ^^; 암튼 콘서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전회 매진... 결국 취소표를 노려서 간신히 연석으로 자리를 구하고 보러갔었습니다. 

 

 

아가수의 콘서트가 제 인생 제대로 된 첫 콘서트였던것처럼 성시경씨의 소극장 콘서트 또한 제 인생 첫 소극장 콘서트였습니다. 특별한 기교보다는 음색 자체에 집중하는 가수인터라 소극장이라는 무대에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더군다나 성시경씨 또한 소극장이라서 목소리에 집중한다며 잘 듣지 못했던 노래들 위주로 들려주어서 멘붕 아닌 멘붕을 경험했더랬죠. 그래도 좋았습니다. 대형 콘서트장에서의 오버스런 음향보다, 잘 정돈된 듯한 음향과 생생한 가수의 목소리가 그냥 눈을 감고 노래에만 집중해도 좋은 그런 분위기를 갖게 해주더군요. 결국 마눌님은 그 날부터 성시경씨 노래를 엄청 찾게 되었다는 후문이... ㅎㅎ 암튼 전 당시 공연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 아가수도 이런 곳에서 그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노래할 날이 있겠지...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꽃갈피' 콘서트가 있기까지 1년 반이 지나갔네요.

 

 

작년 가을, 아이유양은 3집 'Modern Times' 로 다시금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역시 아이유~" 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앨범이었고 방송 무대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켜주었죠. 3집 컴백 때 일정이 좀 널널해서 처음으로 공방이라는 것을 다녀봤습니다. 한 번의 방송이 나가기까지 참 여러번 노래를 하더군요. 지은양, 댄서분들 모두 힘들어 하는 것이 역력했지만 카메라 돌아가면 여지없이 생기 발랄한 표정으로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이 선합니다. 팬들도 그런 아가수를 응원하려고 목이 터져라 응원법을 외쳐댔었죠. 아이러니하게 가수는 목이 멀쩡한데 팬들이 목이 다 쉬어 버리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곤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이 가끔은 안쓰럽고 고마웠는지 연신 팬들에게 고맙다고 했던것... 아마 작년에 공방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지은양이 고마워하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예쁜 남자' 라는 드라마를 하게 되었고 그 바쁜 와중에도 콘서트를 하게 되었죠. 사실 이전까지 팬들에게 직접적으로 힘들다는 표현을 잘 안하던 아가수였는데 이 때는 정말 엄청 힘들었는지 그런 기색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마지막 콘서트에서는 울컥하기까지 했구요. 작년 콘서트의 백미였던 앵콜 무대... 사실 아가수가 늘 말하는 앵콜무대는 앵콜 무대라기 보다 마무리 무대에 가깝죠. 많은 분들이 그 애매한 상황 때문에 앵앵콜이라고 하십니다만...ㅎㅎ 암튼 아가수는 피곤하고 힘든 상태에서도 팬들이 요청하는 곡들을 한참 동안 불러줬습니다. 정말 그렇게 가까이서 지은양이 노래하는 걸 본 것도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무대에서 아이유양은 소극장 콘서트를 해야겠다는 말을 합니다. 정말 고맙고 기쁜 말이었지만 그 때는 정말 이렇게 빨리 아이유양의 소극장 콘서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Moder Times'의 여운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금요일에 만나요' 라는 어마무시한 곡으로 연말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더니 봄에는 하이포와 함께 '봄, 사랑, 벚꽃 말고' 라는 노래로 다시금 믿고 듣는 아이유를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리메이크 앨범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 아가씨는 당췌 휴식이라는걸 모르나봅니다. ㅎㅎ 다 지나고서 알게된 것이지만 이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와 소극장 콘서트는 이미 작년말부터 기획된 것 같네요. 금만나가 워낙 아직도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막연히 봄 즈음에 노래가 나오겠지? 했더니 고작(?) 피처링 곡이고 하더니 전례없이 라디오에서 엄청 홍보를 하지 않나... ㅎㅎㅎ 이런 치밀한 연막 작전 속에 아가수는 몰래 앨범과 콘서트를 준비해왔나봐요.

 

 

드디어 콘서트 첫날. '첫콘과 막콘은 무조건 가는 것' 이라고 배웠지만 사실 회사 일정이 하필 가장 바쁠 때여서 어찌될지 몰라 일단 첫콘은 무조건 간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콘을 감상하러 갔습니다. (다음날 수많은 일들이 저를 반기더군요. ㅡ,.ㅡ) 언제나 그렇지만 첫 콘은 참 특별하죠. 팬들도 설레고 아가수는 더 설레고... ㅎㅎ 막이 오르며 고 김광석님의 '꽃'을 불러줄 때 새삼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극장 콘서트가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프닝이 끝나고 떨리는 심정을 토로하는 아가수를 보니 새삼 지은양 생애 첫 단독 콘서트였던 '리얼 판타지'의 첫 날이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어찌나 다들 긴장하던지... 그 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입니다만.. 막상 고작 3미터 정도 거리에서 팬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는게 신기하고 감당하기 쉽지 않았나봐요. 자주 떨린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사실 데뷔 때부터 작은 공연장에서 훨씬 떨린다는 말을 종종 해왔던 아가수였던터라 예견되었던 반응이었습니다. 그래도 뭐 그 와중에 할 건 다 하더군요. ㅎㅎㅎ 두번의 콘서트로 다져진 내공이 어디 가겠습니까?

 

 

 

 

 

 

'드라마' 라는 자작곡의 공개는 참 신선했습니다. 동요 같은 밝은 반주에 정~말 예쁘디 예쁜 가사들... 2절에서 급격하게 우울해지지만 그런 가사조차 너무나 깜찍하게 부르는 지은양을 보며 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처음에는 무슨 인디 가수 노래를 부르나? 했었습니다. 본인 입으로 자신의 자작곡임을 밝히고 '드라마'라는 곡이며 언젠가 앨범에서 듣고 싶다면 로엔에 민원을 넣으라는 아가수...ㅋㅋ 로엔 직원 분은 무슨 죄랍니까? ^^; '싫은날'을 공개할 때도 회사에서는 미완성 곡이라며 반대했다고 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노래 자체가 2분이 채 안되는 터라 솔직히 본 앨범에 들어가기가 좀 힘들지 않나? 싶긴 한데,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여러분 꼭 이 '드라마'가 앨범에 실릴 수 있도록 로엔에 민원 좀 팍팍 넣어주세요. ^0^

 

 

"올림픽 대로 뚝섬 유원지 서촌 골목골목 예쁜 식당

.... 

나의 드라마는 또 이렇게 끝나 나왔는지조차 모르게... 끝났는지조차 모르게..."

 

 

라디오 DJ 코너는 정말~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깜찍함 그 자체였습니다. 광고 노래 첫번째 '마이쮸송'이 나올 때 빵 터지던 관객들.. '꿈빛 파티시엘' 을 부를 때 빵모자를 쓰고 한 손에 조리기구를 들고서 노래하는 지은양은 세상 그 어떤 누구보다 예뻐보였습니다. 진심으로 파티시엘을 라이브로 들어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아가수 스스로 '나름 준비한 한 수' 라고 할 정도로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아가수의 생각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하던데, 앞으로도 많이 좀 반영해주시길 바랄께요. 굽신굽신~~

 

 

지인들은 이번 콘서트에서의 아이유양을 보며 '본격 끼부림' 이라고 하더군요. ㅎㅎㅎ 맞는 말 같았습니다. 이전의 콘서트에서의 아이유양은 조금 정제된 듯한 모습이었다면, 이번 소극장 콘서트에서의 아가수는 슬로건 그대로 한 발짝 더 다가서서 솔직한 지은양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네요. 개인적으로는 한발짝이 아니라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온 느낌이었습니다. 지은양 나이 이제 스물둘. 여자들이 가장 예뻐진다고 하는 스물셋, 넷이 가까워지는 나이입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외모뿐만 아니라 한 명의 여성으로서도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는것이 보이네요. 아니 사랑받고 싶어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나는 행복해지고 싶어요~ 사랑받고 싶어요~ 라는 것이 팍팍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공연에서 공연 내내 행복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시 소극장 콘서트를 하고 싶다는 아가수... 무대에서 물을 주며 키운 꽃처럼 지은양의 행복한 마음도 활짝 핀 모양입니다. 늘 콘서트 말미에는 얻은 것이 많다 배운 것이 많다라고 하곤 했지만 이번 소극장 콘서트에서처럼 행복하다는 표현을 많이 했던 적이 있었나 모르겠네요. 확실히 그녀는 콘서트 내내 예뻤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지은양이 행복하면 저희들도 행복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거죠. ^^;

 

 

시작할 때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8일 공연을 잘 마치고도 모자라서 마지막 공연에서 또다시 엄청난 앵콜 무대까지 보여주는 아가수를 보며, 이번 소극장 콘서트가 주는 피드백이 지은양에게 굉장히 긍정적인 발전과 성장을 가져다 주겠구나 싶습니다. 이제 데뷔 7년차 가수. 본격적으로 공연형 가수로 성장해도 늦지 않을 시기라고 봅니다. 이미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이번 리메이크 앨범과 콘서트로 충분히 믿고 듣는 아이유라는 브랜드를 확실하게 인식시켰다라고 봅니다. 멋지다 아이유~~~

 

 

 

 

 

 

 

2011년 3월, 코린 베일리 래의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스페셜 게스트로 지은양이 무대에 오른 건 다들 아시겠죠? 꿈에 그리던 동경의 대상과 한 무대에 섰던 그 기쁨과 감격을 아가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생 단 한 번이라도 코린처럼 노래하고 싶다." 라구요. 코린이 노래할 때는 무언가 눈에 보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고... 과연 내가 노래하면서 생애 단 한 번이라도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을까? 라며 자신이 이상향에 대해서 말하곤 했던 그 어린 여가수가... 이제 이렇게 성장하여 전 세대를 아우르며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었습니다. 

 

 

로엔의 조영철 대표(이제 이사 아닙니다. ^^)는 "이번 앨범은 그동안 가요의 전통과 소통하며 발전해 온 아이유의 1막을 마무리하는 '커튼 콜'의 의미를 갖는다" 라고 했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 - 아티스트 아이돌 아이유) 아가수의 2막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콘서트에서 오래 오래 노래하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쭉~ 지은양의 길을 지켜보고 응원해주고 싶네요. 아이유 디너쇼 갑시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이 종합선물세트라는 걸 아실 겁니다. 커다란 상자 안에 여러가지 과자가 들어있는 말 그대로 종합선물세트였죠. 요즘도 이런걸 파나요?  아마도 마지막으로 이 종합선물세트를 본 건 아마도 군대 위문품이 아니었나 합니다. ^^; 암튼 별별 과자가 다 들어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그런 선물세트였죠. 개인적으로 이번 리메이크 앨범과 콘서트 '꽃갈피'는 지은양이 팬들에게 선물하는 종합선물세트가 아니었나 합니다. 

 

 

잘 생각해보시면 리메이크 앨범, 소극장 콘서트, 라디오 DJ, 평소에 듣기 어려웠던 노래(느리게 하는 일, Feel So Good, 예쁘다송 등)... 하나같이 팬들이 자주 언급하며 아이유양에게 원하던 그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모아서 이번에 선물해 준거죠. 팬들에게 선물 자제해달라면서 이렇게 어떤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고 있는 아가수. 누군가에게 선물 같은 존재라는 존재감. 어느 하나 사랑해 주지 않을 수 없네요. 욕심 같지만 다음에는 또 어떤 선물을 받을지 기대가 됩니다. 지은양은 눈팅의 여왕이니까 게시판에 꾸준히 쓰다보면 하나는 걸리겠죠? ㅡ_ㅡ+ 아가수 보고 있나? ^0^

 

 

투표가 6시부터여서 기다리며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밖이 밝아오고 있네요. 헐... 날을 꼬박새고 투표를 하려던건 아니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네요. 그래서 전 아이유양이 참 좋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아이유 참 좋다!!!